강사: 정해정 M.K. 인터내셔널 회장(경영학 박사)

대한변협 주최 제63회 변협포럼이 지난 14일 오후 7시 대한변협회관 18층 중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정해정 M.K. 인터내셔널 주식회사 회장이 강단에 올라 ‘아프리카 신흥 시장 진출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해정 회장은 경제학 박사이자 주한 시에라리온 명예영사를 역임했고 한국-나이지리아 경제인 협의회(KONIAB) 회장, 아시아 아프리카 상공회의소(AACC) 부회장, 아시아-아프리카 경제회의(AABC) 공동의장,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등 아프리카를 무대로 활발한 국제 활동을 하고 있다.

정해정 회장은 아프리카 경제성장 속도를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아프리카는 최근 정치·경제적 발전과 함께 자원개발시장으로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해정 회장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의 전략적 진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아프리카 경제성장률은 15년 연속 세계 평균치를 상회할 정도로 빠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세계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성장 폭이 다소 줄었으나 세계 경기가 회복되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 인구는 약 12억5626만8025명으로 세계의 약 16.64%이며 인구증가율은 2.3%이다.

정해정 회장은 아프리카 중위연령이 18.3세로 젊은 층 인구가 증가하는 유일한 대륙이므로, 차세대 아프리카 경제와 정치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과 잠재력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정해정 회장은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시장을 잡아라”라고 조언했다.

2017년 아프리카 국내총생산(GDP)은 2조2555억200만 달러, 세계의 2.8%이다. 나이지리아 GDP가 3758억 달러로 가장 높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3494억 달러, 이집트 2354억 달러, 알제리 1704억 달러, 앙골라 1242억 달러순이다.

정해정 회장은 “아프리카 진출 유망 분야는 소비재, IT 제품, 자동차, 건설 및 중장비 시장”이라고 꼽았다. IT 제품 시장을 설명하면, 2017년 아프리카 휴대폰 사용자는 7억5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5.4%가 휴대폰을 사용한다.

모바일 사업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IT 제품 시장 진출은 모바일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삼성전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앙골라 등 다수 국가에서 휴대폰시장 점유율 1위다. LG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5위, 앙골라에서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높은 소득 수준과 구매력을 갖춘 젊은 중산층인 ‘블랙 다이아몬드’가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시장 개척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이어 참석자에게 “법률시장도 아직 잠재적 수요가 무궁무진하므로 한국법률가의 진출과 활약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내에서 모든 계약서 체결 시 변호사 참여 없이는 계약이 성립할 수 없다.

정 회장은 “아프리카에서는 변호사 수가 적고 시간당 상담비용과 자문료가 높은 편이므로, 현지 아프리카 변호사와 함께 사무소를 운영한다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잠재력이 크며 법률시장의 블루오션이 될 거라는 조언이다.

정해정 회장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해 부단한 노력과 실패를 경험하고 현재 위치에 올랐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검증된 사업계획 수립 △정확한 시장정보의 적기 확보와 주저 없는 실적용 △현장시장규모와 지역특성을 고려한 유망사업 분야 발굴과 지역 선정 △현지 사회와 경제의 눈높이에 근접하고 현지 요구에 상응하는 계획과 실행 등을 조언했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현지인, 기업인, 정부를 대상으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미국, 중국, 베트남, 두바이, 나이지리아 등 세계 곳곳에 회사를 설립해 운영상 고충이 많지만 현지 직원들과 신뢰를 쌓고 그들을 존중하기 때문에 회사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해정 회장은 오랜 시간 사업을 하다 아프리카 법과 역사를 알게 됐다. 그는 “아프리카 법은 보통법, 관습법, 민법 및 종교법 시스템의 다양한 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는 주로 19세기 유럽을 통해 여러 나라의 법률을 접하게 됐다. 남아공은 네덜란드와 영국의 법률을 따라 형성됐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의회 조직이 생겨났다. 정 회장은 “가장 오래된 법률 시스템 중 일부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됐다”면서 “고대 이집트법은 ‘마트(Ma'at)’ 개념을 토대로 민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아프리카 비즈니스 법 조화기구(OHADA; Organization for The Harmonization of Business Law in Africa, 이하 ‘오하다’)의 법률·사법 제도는 20세기 후반의 가장 성공적인 법적 통합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1993년 10월 창설된 오하다는 모리셔스의 포트 루이스에서 조약을 서명했고, 2008년 10월 캐나다 퀘백시에서 개정된 바 있다.

현재 17개국(베냉, 부르키나파소, 카메룬, 코모로, 콩고, 코트디부아르, 가봉, 세네갈 등)이 가입돼 있다. 주요 사용 언어는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및 포르투갈어다. 오하다는 당사국에 존재하는 법적 및 사법적 불확실성을 개선해 투자자 및 회사에 대한 법적, 사법상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됐다. 경제법의 조화와 사법 제도 기능 개선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간 교류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강연 종료 후에는 질문이 쏟아졌다. 한 변호사는 인종차별이 존재하는지 질의했고, 이에 정 회장은 “아프리카 내부에 백인과 흑인의 인종차별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밥을 굶더라도 음악만 있다면 춤을 출 정도로 행복한 나라”라고 대답해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었다.

아프리카가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어느 나라나 위험한 지역은 존재한다”면서 “2017년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가 51위로 아프리카 여러 나라보다 높았다”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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