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己亥年) 새해를 맞아 지난 1월 8일 변협은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사상 최초로 신년하례회를 가졌다. 변협은 전국 회원뿐만 아니라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대검찰청, 법조유관단체 등을 초청했다. 입법·사법·행정부 주요인사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떡을 나누며 인사를 하는 뜻 깊은 행사였다. 특별히 현 집행부 임기 동안 대통령탄핵 사건과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법조계의 역할이 중대한 시기였던 만큼 행사가 가진 의미는 남다르다 할 것이다.

행사장에서 울려 퍼진 한결 같은 목소리는 법조계가 안팎으로 직면한 위기였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 포화상태에 도달한 송무 시장, 유사직역의 송무 시장 침탈시도 등 그 어느 때보다 법조계가 위기상황에 노출돼 있음을 토로하는 성토장이 된 듯하다.

그러나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진다는 말처럼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환적인 사고를 해 볼 필요가 있다. 급할수록 차근히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말을 되새기게 된다. 행사장에 참석한 모 국회의원의 진언이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듯하다. 엘리트 계층에 속하는 법조인들이 앞장서서 약자를 배려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이 돼 달라는 부탁이었다. 지금까지 사회적 약자들이 법적조력에 취약했던 만큼 이들에게 법률서비스를 공급하는데 앞장서 주길 바라는 목소리로 들렸다.

또한 법조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법치주의를 실현하는데 법조인들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법치주의의 실현 없는 민주주의가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역사를 통해 목도해왔다. 재판부의 역할이 앉아있는 조정관인 반면 변호사의 역할은 갈등과 대립의 현장에서 탄식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적극적으로 화해시키고 치유하는 중재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변협은 실질적인 법치주의를 이끄는 데 한 축이자 주인공의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법치주의의 대변인으로서 변협이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때 법조계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될 것이다.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은 기해년 새해 벽두에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는 변협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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