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배우면 잘 잊지 않고 평생 체득되는 것이 수영과 자전거 타기라고 한다. 어릴 때 보행기나 유모차를 타다가 조금 더 크면 세발 자전거를 타게 되고 이후 두발 자전거를 타게 되는데, 두발 자전거는 어느 정도 속도를 내지 않거나 중심을 정확하게 잡지 않으면 넘어져서 다치기 때문에 특히 가르치는 것이 어렵다. 그 대상이 자신의 어린 딸이라면 더 그러할 것이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변호사 생활한지 약 11년이 되었고, 현재 큰딸이 10살, 작은딸이 8살이다. 약 3년 전 큰딸이 7살 때 두발 자전거를 선물 받았는데 처음에는 당연히 타지를 못했다.

어느 일요일, 아침 겸 점심을 먹은 후에 ‘내가 두발 자전거를 타는 것을 가르쳐야지’하는 마음을 먹고 온 가족이 밖으로 나갔다. 큰딸이 처음에는 무섭다고 하면서 안타려고 하는 것을 어렵게 설득하여 타게 했다.

“아빠가 잡고 있으니까 넘어지지 않아. 한번 타서 페달을 돌려봐”라고 하니 “알았다”고 하면서 타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딸은 힘껏 페달을 밟았고, 딸 뒤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뛰어가면서 자전거를 잡아주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이렇게 자전거를 타다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2~3번 넘어지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속도감을 알게 되었는지 큰딸이 혼자 타겠다고 하였다. 넘어져서 다치지나 않을까 어찌나 불안하던지…. 땅에 발을 짚기도 하고 몇번 넘어지고 그러더니 혼자 타는 것이 아닌가!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과 같은 감동과 성취감을 느꼈다.

세월이 흐르다보니 지금은 내가 누구한테 두발 자전거 타는 것을 배웠는지, 몇살 때 타게 되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버지인 나에게는 딸이 두발 자전거를 나한테 배워서 타게 된 것이 큰 감동이었으나 딸에게는 큰 감동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딸이 내 나이쯤 되었을 때는 내가 그러하였듯이 기억을 못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돈필 변호사·서울회(법무법인 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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