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관련 이슈를 이야기 하고자 하니 사실 너무 낯 간지럽다. 나는 지금까지 개인의 만족에 우선순위를 두고 살았기 때문에 학생 때 취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환경법 수강을 하지 않았고, 로고가 박힌 커피 잔이 멋지다는 이유로 프랜차이즈 커피를 테이크아웃 잔에 담아서 마시곤 했으며, 편하다는 이유로 택배로 장을 보는 것을 선호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매일 쌓여가는 택배 박스를 내놓을 때마다 죄를 짓는 기분이 들고, 죽어서 해변에 떠내려 온 고래 뱃속에 쓰레기가 가득하다는 기사를 보고나니 가슴이 답답하고 걱정이 앞선다.

내 아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인데 겨울에조차 미세먼지로 창문을 열 수 없는 날이 많아지고 있으며, 바다가 오염 돼서 생선을 먹지 못할 위기에 처해있고, 지구 곳곳에서 수시로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나만 살면 되는 세상이 아니라 내 아이가, 내 아이의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라고 생각하니 나의 선택 기준이 더 이상 나의 만족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드나보다.

그렇다고 생활의 편의를 전부 포기할 수는 없기에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부터 실천하고자 한다.

첫째,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텀블러 매일 챙기기, 둘째, 장을 보러가기 전 장바구니 챙기기, 셋째, 불편하더라도 필요한 것을 자주 조금씩 구매하기, 넷째,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는 걷기 등 너무나 사소하지만 그래서 지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환경관련 이슈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엄마로서뿐 아니라 변호사로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아이가 살아갈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말이다.

 

/이지영 변호사·경기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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