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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미디어 시대, 신임 언론중재위원장을 만나다이석형 언론중재위원장
인터뷰어 Ι 나지수 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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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호] 승인 2018.11.19  09: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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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위원장에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언론중재위원장으로서 각오와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리 사회는 우여곡절을 거쳐 성숙한 언론의 자유를 누리게 됐지만, 디지털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언론보도로 인해 개인의 인격권사생활의 자유 등이 침해당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국민의 감수성 역시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에 따라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언론중재위’)의 조정신청사건이나 시정권고사건도 놀랄만큼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언론 관련 분쟁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비용이 50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언론분쟁으로 인한 각종 법익침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며 자유롭고 건강한 언론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위원회에 부여된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때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러나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와 열정을 가지고 언론중재위에 부여된 책무가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그래서 언론중재위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 시절, 수사과정에서 혹독한 고문을 한 보안사 간부에 대해 양심적 판결을 내려 많은 시련을 겪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83년 군 보안사 대위가 관할부대 하사관을 횡령 등 혐의로 수사하면서 물고문, 전기고문으로 허위자백을 받아내 유죄판결과 불명예제대를 하게 한 사실이 수년 후 밝혀졌습니다. 그 대위는 군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예편돼 민간인 신분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는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보안사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고, 그 때문인지 보안사대위는 불구속기소되고 검찰구형도 징역 1년 밖에 되지 않았고 판사인 저에게도 온갖 회유, 협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법과 양심에 따라 실형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습니다. 그 후 상당기간 저와 가족은 “몰살하겠다, 집과 사무실을 폭파하겠다,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없애겠다” 등 말할 수 없는 온갖 협박에 시달려야 했고, 20여통의 사망전보를 받는 등 고통을 당해야 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 언론중재위 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그 때의 양심과 마음가짐을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언론중재위에 조정중재 신청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일부에선 악의적 보도로 피해를 입은 후 정정반론보도 결정은 종국적 문제 해결이 아닌 언론에 형식적인 면죄부를 준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언론중재위 조정중재가 실효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크게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는 그 특성상 신속히 이뤄져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판결에 의해 해결하려면 최소 1년 이상 시간, 노력, 비용을 들여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언론보도는 그대로 남아 끝없이 확산됩니다. 그러면 나중에 판결이 나와도 그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대로고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는 회복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언론중재위 절차는 신청 후 2주 이내에 심리기일이 열리고 3주 내에 최종 결정이 이루어집니다. 전체 사건의 약 70% 정도가 조정중재결정에 의해 해결됩니다. 때로 정정보도가 아닌 반론보도결정만으로도 당사자는 상당한 만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속한 조정중재결정으로 인해 원래의 언론보도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만 디지털미디어 환경의 특성상 잘못된 언론보도가 인터넷상 그대로 남아 급속히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사의 열람·검색차단이 필수적인데 현행법상 기사의 열람·검색차단 청구권이 인정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입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짜 뉴스에 대한 정부정책이 발표되었습니다. 언론 보도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될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른바 ‘가짜뉴스’는 아직 법률적 개념도 아니고 법적인 정의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언론보도 형식의 허위·조작정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언중위의 조정·중재 사건은 진실하지 아니한 사실을 정정보도의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가짜뉴스도 진실하지 아니한 사실에 포섭되어 정정보도 대상이 된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가짜뉴스는 단순히 과실에 의한 잘못된 보도, 곧 오보가 아니라 특정한 목적 또는 고의에 의해 만들어진 허위·조작된 보도나 뉴스라는 측면에서 개인적 사회적 법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팟캐스트, 유튜브 등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가짜뉴스는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됩니다.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여론형성을 방해왜곡하여 민주공동체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짜뉴스는 엄격히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가짜뉴스라는 이유로 너무 규제를 하다보면 민주적 기본질서인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도 그 만큼 커지므로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언론사 간의 상호 비평과 팩트체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의 자율규제 기능을 강화하고, 차별금지법의 제도적 보완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객관적으로 가짜뉴스인지 여부, 그로 인해 피해가 명백한지 여부가 불분명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권으로 규제하기보다 피해자의 민·형사상 고소나 위원회 조정신청 등을 기다려 규제하는 등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규제의 방법은 인터넷상의 열람·검색차단 등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할 것입니다.

언론중재위에서 법조인, 특히 변호사들이 하고 있는 역할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변호사들은 법률전문가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조정중재사건을 처리하는 중재 재판부는 서울 8개, 지방 10개가 있는데, 각 중재부는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 등을 포함한 5명의 중재위원으로 구성됩니다. 중재위원 총수는 90명인데, 1/4이상이 변호사입니다. 그리고 조정신청사건에서 변호사들이 대리인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언론보도에 대한 직권 시정권고소위원회 회의에도 1/4이상 변호사 위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무처 직원 중 변호사는 현재 4명이며 위원회 관련 법률 검토, 언론피해상담, 조정중재심리참여 등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변호사들이 언론중재위에서의 전문적 역할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조정중재에 관심 있는 변호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법원 재판에 비해 보다 자주적이고 분쟁해결의 속도가 빠르며 분쟁의 후유증을 덜 남긴다는 점 등에서 조정중재가 민주사회에서 매우 효과적인 대안적 분쟁해결절차라고 생각합니다.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들이 보다 높은 관심을 가지고 조정중재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스스로도 보람 있으며, 나아가 사회를 민주적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자기발전을 기함과 동시에 국가 사회에도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석형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 주요 약력
사법시험 22회, 사법연수원 12기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
전, 법무법인 한백 대표변호사
전, 감사원 감사위원
현, 법무법인 (유한) 산경 대표변호사
현, 언론중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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