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주말이에요?” 네 살배기 아이가 요즘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묻곤 하는 질문이다. “아닌데, 평일인데”라고 하면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난 주말이 좋은데” 그래서, “평일도 좋잖아. 어린이집 가면 친구들하고도 놀고 재미있잖아”하면, 수긍하는 듯도 하다가 다시 묻는다. “엄마, 오늘 회사 안 가면 안 돼?” “넌 어린이집 가잖아. 엄마 회사 안 가도 같이 못 노는데?” 그러면 이번엔 “집에서 나 기다리면 좋잖아” 한다.

출산 후 아이가 15개월이 넘어 다시 출근을 할 무렵, 아이는 울었다. 막상 엄마가 가고 나면 잘 논다는데, 출근할 때 울고 퇴근하면 또 서럽다는 듯 울고. 1달이 지나서야 거짓말처럼 밝게 웃으며 인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나 아이가 네살이 되어 어린이집에 가게 되었을 때 아이는 다시 한번 울었다. “문화센터는 할머니랑 가는데, 어린이집에는 왜 혼자 가?”하는 것이다. 3주 정도가 지나자, “어린이집 재미있어” 하게 되었는데, 이번엔 부쩍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하는 것이다.

육아 선배들인 친구들한테 묻자, 다섯살, 여섯살 되면 더 ‘엄마 껌딱지’가 되려 할 거라는데, 이를 어쩌나 싶다. 아이가 커 갈수록 아이는 더욱 사랑스러워지고, 아이가 원하는 만큼 더 많은 시간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커지지만, 그렇다고 내가 가는 길을 함부로 버릴 수도 없으니 ‘엄마 회사 안 갈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의 육아 관련 정책은 이렇듯 엄마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아이의 심정과는 상반되어 보이는 면이 있다.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금에 비해 가정양육수당이 매우 적다는 점이 그것이다.

올해 정부의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금 예산은 3조 2575억원이다. 그에 따라 정부는 월 보육료로 0세반 87만8000원, 만 1세반 62만6000원, 만 2세반 48만2000원 등을 지급하고 있지만, 가정양육수당은 0세 20만원, 만 1세는 15만원, 만 2~6세는 10만원을 지급할 뿐이다. 더욱이 2019년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금은 4.5% 인상되지만, 가정양육수당은 동결이라 한다.

아이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즉, 만 2~3세 정도는 되어야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놀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 전에는 아이한테 엄마 내지 가정에서의 주양육자의 존재가 절대적이고, 이 시기가 지나도 어떻게 해서든 엄마하고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 것이 아이의 특성 같은데, 예산이 가정양육보다 시설보육에 이렇듯 훨씬 많이 쓰이는 것은 안타깝다.

가정양육수당을 늘리거나, 그 돈을 아이 양육자인 부모 중 1인의 직장에 지원하여 유급 육아휴직기간과 범위를 늘리는 것이 아이나 부모에게 더 좋은 선택은 아닐는지? 어린이집 지원도 필요하지만, 가정양육지원을 더 늘리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나와 아이는…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싶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다. 아직 할 일이 있는데 시터 이모의 퇴근시간에 맞추어 퇴근해야 할 때는 노트북을 챙겨 집으로 간다. 아이와 놀다가 아이가 잠들고 난 다음부터 새벽까지 일을 하고, 몇 시간 잔 후 이른 아침 헬스클럽으로 간다. 체력을 키워야 시간을 벌 수 있겠기에. 아가야, 엄마가 힘을 더 키울게. 우리 아가도 씩씩하게 어린이집 잘 다녀오렴~.

 

/김민아 변호사·서울회(법무법인 시헌)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