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정말 무진장 더웠다. 이제 지구에 가을이 안 오는 줄 알았다. 그래도 계절은 때맞추어 여지없이 변했고 가을이 왔다. 아니 이미 영하권에 든 곳도 있다니 벌써 겨울이 오나보다. 사람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계절이 바뀜과 같이 사회도 부단히 변화를 꿈꾼다.

최근 변호사회도 회원 급증에 따른 문제와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급변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위원회의 생성에 이르기까지, 사회와 조직의 변화에 따라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변화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변화에 더딜 것 같은 변호사회도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인천회에서는 가장 주된 관심사가 고등법원 인천원외재판부 유치 특별위원회 설치였다. 인천회에서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해서 인천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3년 동안 수차례의 토론회, 10만 시민 서명운동, 각 시민단체의 설치촉구 청원서 제출, 법원행정처 방문 면담, 원외재판부설치촉구 기자회견, 1인 시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 결실로 금년 6월 25일 대법원이 인천에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설치하는 대법원규칙개정안을 의결하면서 2019년 3월부터 인천시민들도 인천에서 고등법원재판을 받게 되었다.

그 동안 인천광역시에서 연간 약 2000여건 이상에 달하는 사건의 이해당사자들이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도심까지 왕래하는 큰 불편을 겪어 왔던 문제가 일부 해결된 것이다. 법원행정처에서는 우선 서울고등법원 재판부 3개 정도를 인천에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약 6개의 재판부까지 증설하는 계획을 기초로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원외재판부가 설치되어서 인천 시민들과 기업들이 서울까지 가서 고비용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반갑지만, 그보다 더 반가운 것은 변호사회의 회원들이 시민 속으로 들어가서 시민과 함께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서 함께 뒹굴면서 일하고 이런 결과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등법원 원외재판부에서는 단독사건에 대한 항소와 항고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제 인천회는 고등법원의 설치를 목표로 다시 시작한다.

지난 주말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2018년 송도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인천회원들은 작년보다 더 많은 42명이 참석해서 이번에는 등판에 ‘고등법원을 설치하라’는 홍보문구를 달고 뛰었다. 인천대학교 캠퍼스에서 시작해서 송도 도심을 관통하며 가을을 달리는 만여명의 마라토너들과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을 통해서 고등법원 설치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이번 마라톤대회에서는 일년 동안 열심히 연습한 결과 자기 기록을 갱신한 회원도 있었고, 작년에 10킬로미터 코스를 달렸던 회원 중의 일부는 올해 하프코스에 도전해서 완주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마라톤 완주의 기쁨처럼 인천에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넘어 고등법원이 설치되어서, 인천사람은 인천에서 온전한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완수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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