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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관심분야를 꾸준히 개척해야"
- 의료 전문변호사로서의 28년을 돌아보며-
신현호 의료 전문변호사
인터뷰어 Ι 김준환 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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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9호] 승인 2018.10.15  10: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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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전문 변호사로 살아오신 과정을 짤막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1990년 3월 우연한 기회에 첫 의료분쟁 사건을 수임하였습니다. 그 당시 의료진이 설명의무 이행을 환자 본인이 아닌 오빠에게만 한 사건이었는데 설명의무를 불이행 한 것으로 판단 되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본격적으로 의료관련 소송을 맡게 되었습니다.

의료와 법의 관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세계 최초의 대학인 볼로냐 대학 등 중세 대학에서는 법학, 의학 그리고 신학과 철학등 가장 기초적인 네 분야의 학문을 연구, 교육하였습니다. 그만큼 법학과 의학은 사람이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학문이며 직업적 측면으로 볼 때에도 이윤 창출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지향하는 직업군입니다. 또한 의사와 변호사는 오랜 시간 교육을 받아야하는 전문가이고, 직업의 독점성이 보장되며 그에 따르는 고도의 윤리성과 도덕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면 의료는 사실행위이고 법학은 규범행위인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제껏 구명성을 가진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 규제가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의료 발달로 인하여 의료행위가 보다 많은 인명을 구하고 있지만 동시에 법적 규제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위험성을 내포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생체실험, 유전자조작, 인간복제 등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이에 독일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E. 벤다 형법교수가 1984년부터 의학자들과 함께 벤다위원회를 운영한 끝에 1990년 독일배아보호법이 제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벤다 교수는 “앞만 보고 달리는 의학에 대해서 법학이 사회적 제동수로서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변호사로는 최초로 (사)한국의료법학회로부터 회갑 기념 논문집을 헌정 받으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초고령 사회에서 회갑을 기념하는 것은 조금 부끄러워서 처음에는 사양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나이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학회 활동의 한 장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하는 기준점이 된다는 점에서 감사히 받아들였습니다.

이번 기념 논문집은 단순히 학회 활동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헌정한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의료 소송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이제는 의료전문 변호사 인증제도가 존재하기까지 발전하였고,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대학원에 의료법학과가 운영되기까지 의료법학회의 일원으로서 활동한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집은 ‘인간의 삶과 죽음에서의 의료법의 역할’ ‘현대 의료법의 쟁점’ 등 4개 대주제로 나누어, ‘현행법상 존엄사의 허용요건과 과제’ ‘성정체성장애(GID)로 인한 성별변경과 비배우자간의 인공수정(AID) 자녀에 대한 친자추정 법리’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법정책적 개선방안 연구’ 등 13개의 논문을 헌정 받았습니다. 이 논문들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되어, 학문적 가치도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의료 전문 변호사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통적으로 의료분쟁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소송의 영역은 점차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화해나 조정 등 제소 전 영역은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또한 의료 분쟁에서 사용되었던 입증 방법은 여러 소송 영역으로 확대하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살인이나 폭행치사 같은 형사사건이나 산업재해 사건에서 업무기인성 판단에도 의료 소송의 경험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요즘은 가사 사건에서 인지소송에서 친생자 판단의 문제, 유언의 효력에서 유언자의 의사능력 문제 등으로 그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특허소송에서 각종 신약의 신규성, 진보성 문제를 판단하는 데에도 의료 소송의 입증 방법은 활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전통적인 의료분쟁 송무시장만을 판단하여 의료시장의 전망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참고로 의료분쟁이 소송으로 연결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미국 평균의 1/3에 불과합니다. 즉 미국을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의료 소송은 약 3배 정도 더 늘어날 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새롭게 법조사회에 진출하는 청년 변호사들에게 조언과 응원 부탁 드립니다.

변호사 수의 확대로 과거처럼 독점성에서 기인하는 반사적 수익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동안 목표로 삼아왔던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다는 것 자체로 일단 만족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수익을 좇기보다는 자율성, 독립성, 자존심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상황에서 관심분야 하나는 가지고 꾸준하게 생활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단기간에 성취되지는 않습니다. 꾸준히 관심분야를 연구하고 가까이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분야에서 남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존엄사 등을 다루면서 죽음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으시다면?

우리 인간은 병사가 많은데, 임종 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병사는 병원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그러나 병원에서 준비 없이 사망하는 것보다 자신이 살던 침대에서 주변을 정리한 후 사망하는 것이 훨씬 장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자기결정권에 관련된 사항을 고려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심폐소생술뇌사장기이식말기치료 여부 등을 평소에 스스로 고민한 후 결정할 것이 있으면 결정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 드립니다.

이렇게 관심을 갖고 인터뷰를 해 주셔서 회원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앞으로 의료분야뿐 아니라 전체적인 법률 영역에서 멘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신현호 의료 전문변호사 주요 약력

제26회 사법시험, 제16기 사법연수원

변협 인권위원회 제1소위원회 의료인권분야 팀장

의료 및 행정법 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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