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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징벌적 손해배상제·집단소송제 ‘균형감’ 유지해야
김호연 파이낸셜뉴스 기자  |  fnkh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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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호] 승인 2018.09.03  10: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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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및 집단소송제도 도입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BMW 차량의 연쇄 화재 사고에 대한 회사 측의 늑장 대응 지적에 따라 피해자 구제 및 소비자의 피해 예방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새삼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정부와 국회 등 정치권에서도 앞다퉈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며 변화를 예상케하지만 이런 일련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딘지 모르게 개운치가 않다. 불과 몇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2년 전, 일명 ‘디젤 게이트’로 불렸던 폭스바겐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오버랩된다. 당시 사건은 이번 처럼 상대적으로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큰 박탈감을 느꼈다는 점에서 BMW 사태와 흡사하다. 특히, 당시에도 기업 ‘늑장대응 논란’이 똑같이 불거지면서 한국 고객의 불만은 크게 고조됐다.

그렇다면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유사한 사건은 왜 다시 발생했을까. 결론적으로 당시 피해자 구제와 소비자의 피해 예방을 위한 제도적 변화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특히 집단소송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일부 국회위원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관련 법 제정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는 물론, 이렇다할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물론, 현재 상황은 2년 전과는 크게 달라 보인다. 여론은 더욱 뜨겁고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도 한층 구체적이고 빠르다. 집단소송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추진해서도 안될 일이다. 당장 기업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발단은 외국계 기업이지만 적용은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을 것이고, 계속되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자칫 소송이 남발된다면 기업들에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제도개선 움직임이 불발된 배경에도 이런 부분이 적지 않게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느 때보다 국회가 균형감각을 잃지 말고 제도개선에 나서야하는 이유다. 여론에 밀려 포퓰리즘적 결정에 나서는 것도, 기업이 앞세울 ‘공포마케팅’에 휘둘려 다시금 용두사미(龍頭蛇尾)로 그쳐서도 안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국회는 9월 시작하는 올해 정기 국회를 관련 제도 논의의 마지노선으로 시한을 못박아 놓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촉박한 시일에 쫓기다 보면 섣부르고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소비자와 기업 등 모든 이해당사자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최선책이 불가능하다면 차선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국회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심사숙고를 통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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