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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주민등록번호 변경제도의 쟁점- 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3헌바68, 2014헌마449(병합) 결정 -
성중탁 경북대 법전원 교수·변호사  |  jtsung@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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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호] 승인 2018.09.03  09: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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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사실관계

원고들은 네이트와 싸이월드, 옥션 등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되었다. 원고들은 2011년 11월 관할 지자체장에게 원고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해 줄 것을 신청하였지만 피고들은 불법 유출 주민등록번호에 대해서는 주민등록법상 번호 변경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통지를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위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주민등록법 제7조 제3항과 동조 제4항 등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지만 각하 결정이 내려졌고, 이후 헌법재판소 2013헌바68호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는 2015년 12월 23일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주민등록법 제7조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2017년 12월 31일을 개정 마감시한으로 두었다. 2016년 5월 29일 개정된 주민등록법은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에 관한 제7조의4,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에 관한 제7조의5 등을 신설하여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하여 생명, 신체 및 재산에 위해를 입거나 위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등에 대하여는 번호를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Ⅱ. 판결요지

주민등록번호는 국민들에게 있어 표준식별번호로 기능하고 이는 개인정보를 통합하는 연결자로 사용되고 있어 불법 유출되거나 오·남용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뿐만 아니라 생명, 신체 및 재산까지 침해될 소지가 크다. 주민등록번호를 관리하는 국가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민등록번호를 철저히 관리하고, 만약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경우에는 그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보완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발생 가능한 피해에 대한 고려 없이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에 대하여 일체 허용하지 않는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가 될 수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실제로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로 인한 피해에 대해 충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주민등록번호 변경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은 변경 전후의 주민등록번호를 연계하는 시스템으로 해결 가능하고 일정한 요건하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기관의 심사를 거친다면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악용 시도를 차단함과 동시에 사회적 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배제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심판대상조항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Ⅲ. 평석

그동안 주민등록법에 의한 주민등록제도는 그 편리성과 효율성에 기초하여 개인 식별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하였고, 인터넷에서도 본인인증에 사용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러 순기능을 해왔다. 하지만 끊임없이 발생하는 주민등록번호의 불법 유출에 기한 주민등록번호의 오·남용은 민감한 개인정보의 침해로 이어졌다. 이와 더불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보호요구가 이어지면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제도로 변화하기 위한 시도가 불가피해졌다. 대상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주민등록법 개정 방안도 그와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관련 헌재 판결에서 명한대로 2016년 5월 29일 주민등록법 제7조의4를 통해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었으나, 이는 여전히 제한적 변경만을 허용하고 있고 생년월일과 성별 등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은 유지된다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남는다. 또한 이러한 변경 과정마저 허가제에 의하고 있어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대상 판결 이후 개정안을 위해 다양한 의원안과 학계, 시민단체에서 주민등록번호 13자리가 무작위 임의번호로 개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정부는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이유로 시행령 또는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주민등록번호 뒤 6자리만 변경하는 방침을 정하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가 2017년 12월 31일까지 충분한 개정시간을 부여했음에도 결정 5개월 만에 개정 법안을 졸속처리하였다는 비판도 면키 어렵다. 개인정보 유출자 입장에서 신체·재산적 피해, 특히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스스로 유출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결국 추가 인권침해 소지와 함께 법 개정의 실효성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여전히 주민등록번호는 생년월일, 성별 등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고, 공행정과 일부 사적 영역에서도 개인정보를 통합시키는 연결자(Key Data)로서 기능하고 있어 유출·오남용의 피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주민등록제도의 폐지, 전면적 수정, 부분적 수정 등의 보완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주민등록제도의 전면적 폐지는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야기할 위험성이 크다. 아직 사회 전반적으로 현행 주민등록번호체계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고 공공분야와 민간분야에 걸쳐 그 편리성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리성과 활용도를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주민등록제도의 전면적 폐지를 제외하더라도, 현행 주민등록제도의 부분적 수정은 불가피하다. 먼저, 주민등록번호 변경절차의 완화를 통해 절차적 보완을 하고 공공분야와 민간분야 중 필수영역과 비필수영역 간의 구별을 통하여 주민등록번호의 유출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노력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이후 이와 같은 부분적 수정들을 통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가 검증된다면 주민등록번호의 임의성을 강화하고 대체식별번호를 주민등록번호와 병행하는 전면적 수정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국민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공론화 장을 마련하여 거기서 다양한 문제제기와 그 해결방안의 제시를 통하여 주민등록제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그 순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도출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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