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동서고금
[동서고금]신기술에 대한 인류의 적응
송상엽 변호사(서울회)  |  humblegive@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703호] 승인 2018.08.27  15:01:1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블록체인, 비트코인, 이더리움, 그리고 매일 새롭게 등장하는 낯선 이름의 코인들…. 가히 제2의 인터넷이라 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갈 곳 없는 투자자금이 몰려들고 있고, 관련된 법률자문 수요도 엄청나다. 도도한 세계적인 흐름은 한국법률가에게 소위 “문송(문과라서 송구합니다)”이라는 애교로 첨단 기술에 대한 무지에 대하여 면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 분야에 돈이 몰려드니, “태양광” “전기자동차”와 더불어 ”블록체인”을 입에 올리면, 그 중의 80%는 사기꾼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돈다. 실제로 가상화폐시장에는 일단 만들고 보자는 업체들, 집을 담보잡혀 소위 “올인”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의 단초는 이미 인류가 다양한 신기술의 도입을 경험해 왔다는 사실이다.

1900년대 초 인류에게 최초로 “자동차”라는 신기술이 등장했다. 말(horse)의 시대로부터 엔진이 달린 자동차 시대로의 전환은 많은 고통을 요구하였다. 1908년 디트로이트에서만 두달만에 31명이 자동차로 인하여 숨지고 많은 사람이 상해를 입었다.

그리고 10여년만인 1917년 교통사고는 7171건으로 늘었고, 사망자 수는 168명으로 급증하였다. 안타까운 것은 1900년대 초만해도 놀이터에 대한 개념이 없어 아이들은 길에서 주로 놀았고, 자동차 사고의 희생자가 되었다. (자동차가 처음 생겼으니 모두가 초보 운전자!) 당시 미국언론은 자동차를 “무자비한 살인자(remorseless murderers)”로 적대시하였다.

이에 디트로이트 시 당국은 “정지신호(stop sign)”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고, 테니스코트에서 선을 그리던 기구로 차도부터 그리기 시작하였다. 미국 사법부도 자동차에 대한 법리가 없으므로, 자동차에 기존의 “위험한 동물”에 관한 법리를 적용하기도 하였다. 즉 자동차는 “위험한 동물”로 간주되었고, 자동차 소유주에게는 “위험한 동물”의 소유주에 대한 법리를 적용한다고 판시하였다. 오늘 우리가 가상화폐가 전통적인 ‘화폐’에 해당하는가 하는 논의와 같다. 자동차라는 신기술에 대한 최초 법률 대응은 1906년 변호사가 Xenophone P. Huddy 가 “The Law of the Automobile” 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최초로 과속의 개념, 보행자의 개념, 차도와 인도의 구별 등에 대한 법률개념을 제안하면서 본격화되었다.

이렇듯 1900년대 초 자동차라는 신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혼란, 고통, 희생은 오늘날 블록체인, 가상화폐라는 신기술로 인한 혼란에 비하여 결코 가볍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가 참고할 점은 당시 정책입안자들은 “무자비한 살인자”라는 신기술이 가져오는 폐해때문에 자동차 산업자체를 금지시키거나 억누르기보다는, 세계적인 산업으로 육성시키고, 그 폐해는 행정적, 법률적 시스템을 만들어 하나하나 대응해가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이제 시작이다. 1900년대초 모두가 초보운전자였듯이, 블록체인도 이제 걸음마를 떼었다. 혼란이 크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오늘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하여 우리 법률가들에게 1906년 변호사 Xenophone P. Huddy와 같은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블록체인 산업은 변호사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
2
‘가동’ 법관 수 부족 … 획기적 증원 시급
3
[자유기고]법 절차가 악질채무자에 조력해서는 안 된다
4
[여풍당당 여변]굿바이 여풍당당 여변
5
[동서고금]고종의 성공
Copyright © 2018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