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은 지난 8월 17일 오전 10시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법농단 및 기획판결을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시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국내 중요사건 판결을 기획 진행하여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헌법을 유린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국민에 대한 사과나 재발방지대책 조차 없는 대법원의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대한변협과 변호사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변호사들이 주요사안에 대해 의견을 표시하고 집회·시위를 한 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법조삼륜의 한 축인 대한변협의 주도로 대법원 앞에서 변호사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초유의 사태라 할 것이다. 대한변협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재판거래 의혹 등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면서도 대법원의 자구노력을 촉구하는 등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심지어 ‘대한변협압박방안검토’라는 문건이 발견되는 상황에서도 피해자인 대한변협은 인권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하는 사법부가 스스로 개혁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수차례의 성명서와 간절한 요구에도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없이 사태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대법원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게 되었다.

대한변협 협회장 김현 외 변호사 2,051명의 서명을 받아 진행된 이 날의 기자회견은 변호사 다수가 함께 했다. 대한변협과 서명 운동에 동참한 변호사들은 이번 사법농단 및 기획판결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 및 관련자 처벌을 엄중히 촉구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소송, KTX 근로자 복직사건, 쌍용차 해고사건 등에서 사법부가 정치조직화, 이익조직화됨으로써 저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대법원은 뼈를 깎는 개혁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번 사태로 잃어버린 국민들의 신뢰와 권위를 회복할 수 있다. 대한변협과 우리 변호사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번 사태를 주시하며, 진정한 법치주의 회복과 정의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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