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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회_해시태그]계절과 사건
김도현 변호사·전북회(변호사김도현법률사무소)  |  klawyer4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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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호] 승인 2018.08.20  09: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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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전라북도 전주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주는 대도시가 아니고 인근에 익산, 군산, 김제, 임실, 남원 등 농촌지역이 다수 있어서 사건을 수임하는데 있어 혹자는 “계절을 탄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필자가 경험한 전주와 그 주변 도시들의 사건 당사자들은 농번기(보통 하곡 수확과 이앙기가 중첩되는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과 추수와 맥경기가 겹치는 10월 초순에서 11월 초순을 말한다) 등 이와 같은 시기에는 너무나도 바빠서 본인들의 사건을 묵혀두시다가 잊어버리시는 일도 간혹 있으시고 또는 한가한 때(농한기 등)가 되면 본인들의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상담을 하러 도시로 나오신다.

그동안 필자가 보아온 많은 사건 당사자들은 위와 같이 사건을 맡기기 전까지 한없이 느긋하시다. 더우면 더워서 추우면 추워서 안 나오시다보니 사건 발생 후 10년은 훌쩍 지나서 오시는 분들도 왕왕 계신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억울한 일이 있어도 시효로 인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분들이 생기게 되고, 이러한 분들은 만나게 되면 너무나도 안타깝고 괜스레 죄송스럽다.

필자는 얼마 전 휴가를 맞아 숙박업소를 알아보는데, 최근 여름 극성수기로 인해 숙박 등 이용요금이 평소보다 몇배 이상 비싼 것을 확인하고, 이 분들도 성수기에는 좀 버셔야지…. 하며 깊은 이해와 한편으로는 필자의 사무실에도 성수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부러움이 살짝 들었다.

어느 한가한 오후, 111년만의 최고의 폭염으로 인한 전국적인 폭염 특보 속에 필자는 직원들과 창밖을 보면서 밖에 사람도 다니지 않고 있네…. 라고 잠시 생각하였다. 사실 거리에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과 사건 수임이 그다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밖에도 사람이 없는데 그 중 사건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또 그 중 우리 사무실로 오는 사람은…. 하면서 의미 없는 웃음만 짓고 말았다.

잠시 후, 필자는 날씨가 더우면 불쾌지수가 상승하면서 짜증이 많이 나고 사소한 부분에도 민감해지면서 급기야 싸움이 생기고…. 그럼 사건이네! 우리도 지금이 성수기 아니야? 라고도 생각하였지만, 사무실 회계 담당 과장님이 정리한 올 여름 사건수임내역을 확인하여 보니 관련 사건(폭행, 이혼 등)은 하나도 없더라. 하하하.

또 다른 날, 사무실 직원이 일을 하다가 언성이 높아지기에, 필자는 ‘사무실에 사건 없다고 사무실에서 억지로 사건 만들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다들 잠시 생각하다 결국 어이없어 하였지만 요즘 필자는 이렇게 사무실에서 시답잖은 생각들을 하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한다.

입추가 지난 지 벌써 일주일째가 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상당히 덥다. 너무 더워서 그러나? 라고 생각하며 작년까지는 반갑지도 않았던 태풍이라도 와줬으면 하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날씨 어플을 검색하여 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만 비켜가는 태풍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밤낮 없는 끈질긴 폭염의 기세 속에 사무실을 찾아주신 의뢰인들께 진심으로 “더운데 오시느라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드린다. 더불어 사무실이 시원하지 않음에도 아침 일찍 출근하여 맡은바 소임을 다하느라 고생이 많은 가족과 같은 우리 직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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