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영도 변호사(고시 13회), 기파랑

지난 6월 9일 80세를 일기로 별세한 최영도 변호사의 유고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느낀다(보정판)’가 출간됐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추모 글에서 “제가 선배님을 더욱 닮고 싶었고 존경했던 것은 클래식음악과 미술에 대한 깊은 소양과 안목”이라고 할 정도로, 생전의 최 변호사는 본업 못지않게 음악, 미술, 문화재 등 문화 전반에 조예 깊은 것으로 유명했다. 이 책 외에도 클래식음악 에세이 1권, 아시아 문화유산 답사기 3권을 냈고, 선친부터 2대에 걸쳐 수집한 조선 토기 17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최영도 기증실’이 있을 정도이다.

이번 책은 저자 평생에 걸친 문화유산 순례 여정의 서양미술편 총결산에 해당한다. 저자에게 서양미술 하면 무엇보다 르네상스 이래의 ‘유럽, 근대’ 미술이다. 명작에는 작가의 삶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문화의 정신세계까지 오롯이 담겨 있다는 저자의 믿음과도 부합한다. 책의 부제가 ‘유럽 미술 산책’인 이유다.

책은 도쿄, 파리(5곳), 피렌체(2곳), 바르셀로나, 런던, 바티칸 등 6개 도시 11개 미술관의 소장품과 관련 작품들까지 200여 점을 엄선해, 생생한 컬러 도판과 함께 소개한다. 서양미술을 다루는 책에 이례적으로 도쿄가 포함된 것은, 20세기 초 유럽에서 프랑스 근대미술작품을 다량 수집한 한 일본 기업인의 흥미진진한 수집기와, 그 결과 탄생한 컬렉션의 퀄리티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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