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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변카페]조언과 오지랖의 차이
박선영 변호사·경기중앙회(수정 공동법률사무소)  |  aazaa844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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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호] 승인 2018.08.06  09: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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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의 개인사가 결부된 대여금 사건이 조정에 회부되었다. 조정위원이 당사자의 사정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당사자의 재혼'과 관련한 두어줄의 사실이 전부였다. 그런데 조정위원은 당사자를 상대로 ‘여자가 아이나 키우고 살 것이지 왜 재혼을 했느냐’라며 나무라더니 일방적인 양보만을 종용하였다.

이에 발언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조정위원은 오히려 ‘당사자를 생각해서 하는 조언’이라고 하며 세상사를 통달하고 가르치는 듯한 표정이었다. 물론 조정은 불성립되었으나, 조정실을 나서는 당사자의 등 뒤로 ‘저러니…’라는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결혼이 조금 늦은 여성은 별로 친하지 않은 직장 동료나 거래처 직원들에게 눈을 낮추라는 조언을, 명절 때 새댁들은 얼굴도 몰랐던 시댁 어른들에게 노산의 위험성을 한참이나 들어야 한다.

진정한 조언과 쓸데없는 오지랖의 경계가 궁금해진다. 적어도 조언이라고 하려면, 듣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고, 현실적인 대화 상황에서 조언의 목적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문제의 원인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위하와 모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선택지를 강요하는 말들은 당사자에게 불쾌함만 남기고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조금 경험이 쌓여가니 친척 동생이나 후배들을 만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가슴 속에서 아우성치곤 한다.

그럴 때 항상 마음속으로 ‘나는 이 사람을 아끼고 돕고 싶은가? 내가 이 사람의 상황을 충분히 안다고 할 수 있는가? 내 표현이 상대방을 향한 공격으로 여겨질 여지는 없는가?’ 세 가지를 묻는다. 셋 모두를 통과해서 입 밖으로 꺼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필요한 말을 찾는 것은 어렵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그 답을 찾아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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