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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회_해시태그]변호사의 상담
김세윤 변호사·부산회  |  beat9836@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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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호] 승인 2018.07.23  09: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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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운전 중에 ‘드륵’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니, 바쁘지 않을 때 전화 부탁한다’는 옛 직장 상사의 문자였다. 재판 시간을 몇분 앞두고 서둘러 법정으로 들어가는데 고등학교 동창의 전화가 왔다. “지금 통화 괜찮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새로 시작한 가맹점 일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조언을 구한다고 한다. 같은 아파트 살면서 오다가다 알게 된 이웃 주민이 임대한 집에 문제가 생겼다고 저녁 시간에 집으로 찾아와 문의를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고도의 법률적 쟁점이 있는 문의가 아니라, 기초적인 법률문제에 사실관계의 다툼이라고 볼 수 있는 일들이기에 원론적인 대답을 해준다.

그럼에도 그들은 변호사와 이야기를 하였다는 것만으로도 다소 안도하며 돌아간다. 가끔 많이 바쁘거나 몸이 힘들 때는 연락을 받고도 잊어버리고 다시 연락을 못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지인들은 섭섭해 한다.

변호사의 상담은 원칙적으로 유료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보통 상담 과정에서는 무료 상담을 많이 해 준다. 개인법률사무소를 운영하다 보니, 의뢰인들의 다수가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상담료를 받기가 좀 그렇다. 하지만 어떤 때는 의사와 상담을 할 때는 돈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변호사와의 상담은 무료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물론 요즘은 변호사회 등에서 많은 홍보를 하고, 사람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겨 상담료를 먼저 건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몇년 전 법무법인에서 일할 때, 오전에 매일 전화를 하는 의뢰인이 있었다. 남편의 퇴직금을 가까운 지인에게 차용증도 없이 빌려주고, 노심초사하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었다. 그분은 나와 통화를 하고나면 불안한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그렇게 매일 전화를 해서 하소연을 했다. 처음 한두 번을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 나도 한계에 도달했다. 그런데 이것도 변호사로서 내 일이라고 마음을 돌려먹고 그 분의 얘기를 들어주기 시작하니, 듣는 나도 마음이 평화롭고 그 분도 조금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 같아 보였다.

소송을 진행하다보면 의뢰인들은 변호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물론 의뢰인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소송의 승패이지만, 그 다음으로 변호사에게 ‘내가 이런 억울한 사정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 이야기 안에는 사건의 법률적 쟁점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도 있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경우도 많다. 처음에는 그런 부분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으로 도대체 이해가 안 되었는데,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변호사의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듣기 시작하니, 당사자들도 만족하고 의외의 쟁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형사 피고인의 가족들은 불안감이 훨씬 더 크다. 어떤 소년범의 할머니는 첫 전화통화부터 울음으로 시작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나도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이 더 생기는 부분이 있다. 삶이 생각과 달리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죄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안타까운 사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변호사의 상담이 선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들은 변호사에게 이야기를 했다는 것으로 조금은 마음의 위안을 삼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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