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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변호사 보수 삭감 반대, ‘실질화’ 해야대한변협 “국선변호사 노력 폄하하는 일방적인 결정 … 법률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져”
법률시장 불황 타개 위해 보수 실질화 후 청년변호사에게 우선 수임토록 하는 방법도
이지원 기자  |  news@koreanba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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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5호] 승인 2018.07.02  09: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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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국선변호사 보수를 절반 이상 줄인 데 대해 변협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지난달 22일 “법무부의 피해자 국선변호사 보수 일괄 삭감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변협은 “이같은 조치는 그동안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조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해 온 국선변호사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일방적인 결정으로 범죄피해자 보호와 지원의 관점에서도 부적절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무부는 지난 5월 10일 피해자 국선변호사들에게 기본 수당 2만원을 신설하는 대신, 수사·공판절차 참여 보수는 10~40만원에서 10~20만원으로, 서면 제출 보수는 최대 20만원에서 최대 10만원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은 ‘피해자 국선변호사 보수기준표’ 개정안을 전자우편을 통해 발송했다. 개정된 보수기준표는 5월 10일 이후 선정사건부터 적용된다.

변협은 “국선변호사 업무는 그 특성상 법률조력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심리 상담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 진술조사 참여 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등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투입된다”며 “개정안에 의할 경우 피해자 지원 기간이 길어지고 추후 조사, 상담 등 업무가 많아질수록 변호사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법적 조력을 받을 권리에 대한 마지막 보루라는 사명감과 최소한의 금전적 보상만으로 그 책무를 다하고 있는 피해자 국선변호사들에 대한 보수 일괄 삭감은 결국 피해자 지원에 대한 법률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범죄 피해자 보호와 지원이라는 국가정책에 상응하는 보수의 실질화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성변호사회도 같은달 25일 성명을 내고, 법무부 보수 삭감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김현 협회장도 안타까움을 표하며 “피해자 국선변호사 보수가 원상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법률 지원 활동 뒷받침해줘야”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는 지난 2012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최초 도입됐다. 이듬해 6월 미성년자·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의 피해자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며 도움이 필요한 성폭력 범죄 피해자는 누구나 국선변호사 선정을 신청할 수 있다. 2014년부터는 학대 피해아동까지 지원 범위가 확대됐다. 국선변호사로 선정된 변호사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수사, 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전문적인 법률 지원을 하게 된다.

피해자 국선변호사 지원 건수는 2014년 1만3363건, 2015년 1만6106건, 2016년 1만9336건, 2017년 1만9903건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피해자 국선변호사 지원 예산은 올해 42억원으로 2017년 예산과 동일하다.

법무부는 “국선변호사 지원 건수는 늘고 있으나, 예산은 한정돼 있어 보수 삭감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A변호사는 “그렇다면 보수를 줄일 것이 아니라 예산을 늘려야 하지 않겠느냐”라면서 “보수를 실질화해 수준 높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비난했다.

지방회 소속 B변호사는 “피해자 국선변호사건은 품이 많이 드는 것에 비해 보수도 적고 신청절차도 너무 복잡하다”며 “이번 보수 삭감으로 피해자 국선변호를 맡고자 하는 변호사들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 사건과 달리 피해자와의 면담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공익에 사명이 있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다.

C변호사는 법원의 국선변호사건 보수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C변호사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선변호사건의 기본 보수는 29만100원”이라면서 “위 제도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물가상승률 정도의 인상은 이뤄져야 하고, 변호사의 공익적 지위나 청년 변호사들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변협이 실시한 ‘국선변호인 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행 국선변호인 제도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78%를, 그 이유로는 ‘업무에 비해 보수가 너무 낮다’는 응답이 60%를 차지했다.

기타 공공기관의 변호사 보수 현실도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여성가족부 산하 양육비이행관리원은 간단한 신청서 작성의 경우 20만원, 사건당 100만원 이내의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관계자 D씨는 “피해자 유형에 따라 비용이 조금씩 다르다”며 “양육비 관련 사건의 경우 감정소모도 크기 때문에 결코 큰 액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경우 채권시효연장 본안소송은 건당 14만3000원, 지급명령신청은 건당 6만6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E변호사는 “월 10건씩 맡게 되면 모를까 사무실 유지 비용 등을 생각하면 이는 적은 보수”라고 전했다.

변협은 변호사 보수 현실화를 위해 적극 노력 중이다.

변협은 대법원과의 재판제도 정책협의회에서 “소송비용에 산입되는 변호사 보수를 현실에 맞게 인상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지난 4월 대법원은 ‘변호사보수의소송비용산입에관한규칙’을 개정해 운영 중이다.

또 소송구조 변호사 기본보수액과 관련해 “현재 100만원인 보수를 사건 난이도와 구조당사자에 따라 150만원 또는 200만원까지 증액해달라”고 요구했으며, 대법원은 “현행 국선 변호에 관한 예규 제15조에 따라 보수액의 1/2까지 증액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활용해 줄 것을 각급 법원에 공지하겠다”고 답했다.

국선변호료 연체 및 지급 시기와 관련해서도 회원들의 불만이 있는 만큼 현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분발할 예정이다.

김현 협회장은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 등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법률 지원 활동을 제대로 뒷받침해줘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또한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변호사 보수를 실질화한 뒤, 청년변호사에게 우선 수임하도록 하는 것도 법률시장 불황을 타개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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