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대한변호사협회 청년변호사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마닐라에서 열리는 2018 IPBA 총회에 참석하였다. 이번 총회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여느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법조시장에서의 AI기술 및 인공지능활용에 대한 관심표명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통해 법조시장의 변화 속에서 변호사의 역할 증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2. 기억에 남는 주요세션 후기

1) 사내변호사로 일하며 기업자문가로서의 변호사에 대한 정보공유의 갈증이 있었으므로 우선적으로 참여한 세션은 ‘기업자문과 사업의 이해(The Business of Corporate Counsels)’였다. 기업자문은 특정법률에 대한 이해를 넘어 사업에 대한 이해와 전략 등의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변호사의 역할 확장의 관점에서 논의를 이어갔다.

먼저, 변호사의 역할이 다양해지고 여러 분야의 법률 지식이 필요함에 따라 변호사를 협상의 주체자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는 예시를 들며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변호사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하였다. 사내에서 변호사에게 개인의 관심분야와 관련된 사업에 참여하게 하여 업무수행의 기회를 주고 사업파트너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육성하여야 함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사내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법률문제를 고려할 때 항상 ‘비용’에 대해 생각하며 이를 고려하여 해결안을 제시 할 것을 제안하였다.

글로벌 기업이 많아짐에 따라 재무 및 회계, 홍보 등을 모두 고려하는 폭넓은 사업적 기술을 갖춘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기업리스크를 다룰 때 관련 사업 분야에서 현재 시장 내 발생하는 이슈와 변화들을 항상 인지하고 이들을 연결하여 대응할 수 있는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강조하였다. 사내변호사로서의 앞으로의 커리어를 고민하는 나에게 업무분야 확장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2) 인공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호사 업무의 대체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 ‘국제중재에서의 기술활용-국제중재와 인공지능(Technology and International Arbitration, AI for IA?)’ 세션에서 국제중재분야에서의 AI 기술 활용에 대한 정보교류 및 논의를 이어가며 ‘인공지능기술’에 대한 법조시장 내에서의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미 판례 및 법률정보검색에서 AI가 활용되고 있으므로 법조시장에서의 인공지능기술 활용은 그리 먼 미래가 아님을 또 한 번 확인하였다.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전통적인 법률자문가로서의 변호사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었다.

3) 기업법무를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업 간의 M&A에 대한 주제인 ‘국제 M&A시 문화차이 극복(Bridging the Cultural Gap in Cross Border M&A Transactions)’도 흥미롭게 들은 세션 중 하나였다. 다국적 기업이 많아지고 이들의 상호국제교류가 많아지면서 서로 다른 문화배경의 기업 간의 ‘협상방안’에 대해 실제 사례들을 제시하여 그 차이를 설명하는 시간은 아주 유익하였다. 변호사가 계약을 체결 할 때 문화차이를 이해하고 ‘언어’의 표현 뒤에 있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파악하여 ‘교섭력’을 키워야 함을 강조하였다. 다국적 기업을 상대하는 로펌에서 서면에 담을 계약세부사항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도 필수적으로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여야 함을 피력하였다.

4) 마지막으로 북한이슈를 다룬 ‘북한 제재와 법-신규 제재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The Law Reacts to North Korea-Effects of New Sanctions on Business)’에서는 현재 남북교류에 법률이 적용되는 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였지만, 추후 한국의 통일법제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남북법제에 대한 문제를 언젠가 꼭 한번 공부하고 싶었으므로 더욱 흥미로웠고 ‘북한의 법제 및 법률’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얻고자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3. 글을 마치며

어느 한 세션에서 기업업무의 중요요소로서 강조한 이른바 ‘8C Model’ 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8C Model이란 카리스마(Charisma), 체인지(Change),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컬쳐(Culture), 크레이티비티(Creativity), 커넥션(Connection), 컨트리뷰션(Contribution), 카운셀러(Counsellor)를 일컫는 것으로 기업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적용될 수 있는 단어들이라 생각한다. 이번 2018 IPBA 총회는 개인적으로 ‘Culture, Creativity, Connection, Counsellor’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문화적 다양성을 지닌 변호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유익한 조언 및 정보를 얻었으며 이를 통해 변호사의 역할에 대해 창의적으로 숙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국제교류를 통해 타국의 변호사들과 정보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소망한다. 이런 뜻 깊은 시간을 선사해 준 대한변호사협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본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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