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법무부는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에 이어 법학전문대학원별 시험 합격률을 최초로 공개했다. 그때문에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입시생부터 전국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교수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들썩였다. 법전원별 합격률 공개가 물어다 준 박씨가 우리의 제대로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향상된 수준의 교육과정 개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단순히 학교 간 서열화 조장에 그칠지는 아직 의문이다.

문득 학부 재학 시절 교양과목으로 수강했던 교육학개론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교육제도는 외부로부터 끌어오는 물줄기가 아니라, 내부로부터 흘러야 할 강물과도 같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은 일방적 주입과정이기보다는 쌍방 대화에 가까운 것이어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끊임없는 문답과 대화를 통해 어제보다 성장한 내일에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에는 최선의 커리큘럼은 존재하지만 결코 절대적인 것은 없다.

법학전문대학원의 과정 역시 교육제도의 제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건전한 직업윤리관을 갖추고 복잡한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 및 능력을 갖춘 법조인의 양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이념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과거 사법시험제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또는 ‘외국 로스쿨 교육과정에서 하는 것처럼’ 외부적 관점에서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을 규정짓는 것이 아닌, 내부의 목소리와 소용, 그리고 필요에 더욱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 도입도 어느덧 10년에 이르렀고, 그동안 제도를 통해 배출해낸 법조 인력만 약 1만명에 이른다. 더는 법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과 커리큘럼에 관한 외형적 논의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교수와 졸업생, 그리고 재학생이 주체가 되어 교육과정과 교육의 내용, 나아가 필연적으로 연계되는 변호사시험에 대한 논의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교육의 주체가 배제된 채 이루어져온 교육담론에서 수많은 실패를 반복해왔고, 그와 같은 실패가 곧 사회의 병폐로 이어지는 과정을 수없이 맞닥뜨려왔다. 더는 단순한 시장논리와 파이 싸움에 매몰되어 그와 같은 과정이 답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4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개최된 ‘로스쿨 10년의 성과와 개선방향’ 간담회에서는 과도하고 불필요하게 어렵고 경쟁적인 변호사시험제도를 지적하며 “로스쿨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최소한의 합격률 수준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한번 더 강조하건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대한 당장의 불안이 내일의 단안, 그 단안을 갖춘 법조인 양성의 수로를 막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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