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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메르켈과 탈북민
박상흠 변호사·부산회  |  mose20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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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호] 승인 2018.05.14  09: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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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의 대화를 보며 앙겔라 메르켈의 모습을 떠올리게 됐다. 메르켈은 목사의 딸이었다. 그의 부친 카스너는 서독인으로서 신앙의 자유가 없는 동독으로 넘어갔다.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10년 전 동독민이 탈출하는 순간, 1954년 엔쉬츠와 그의 딸 메르켈은 카스너를 따라 동독으로 넘어갔다. 메르켈 가족은 목사의 가족이었기에 늘 동독 정보기관의 감시대상이었다. 공산정권에 냉소적인 태도를 견지하던 부모님과 달리 화합을 중시하는 메르켈은 ‘영 파이오니아’가 되고, 공산당 지역부대표가 되어 동독의 생활에 적응했다. 소녀는 라이프치히대학교에 진학하여 물리학자가 된다. 물리학은 당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학문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그녀가 10세였던 때 후르시초프의 명령으로 세워진 베를린장벽은 서독과 동독간 장벽의 높이만큼 멀어지게 했다. 분단국의 멀어진 관계를 복구하는 구원투수로 서베를린 시장 빌리브란트가 혜성과 같이 나타났다. 철저한 반공산주의자였음에도 동진정책을 펼친 그를 향해 동베를린 시민들은 브란트를 외쳤다. 세월이 흘러 서독의 경제는 부흥되었지만 동독의 경제난은 더욱 가중되고, 1989년 11월 9일 오후 6시 30분 동독의 수장 크렌츠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서독국경을 개방하고 여행 제한을 해제했다. 발표 후 베를린장벽은 순식간에 무너져버렸다.

베를린장벽 붕괴는 메르켈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물리학도의 삶을 버리고 정치에 투신했다. 동독 출신 정치인 데메지에르의 추천으로 통일 수상 콜의 딸이 되었고, 35세 여성청소년부장관으로 임명됐다. 세월이 흘러 순수하고 정치인의 질타에 눈물을 삼키던 어린 정치인은 마키아벨리로 변신했다. 정치적 아버지 콜이 부패한 자금을 받은 사실을 언론에 폭로했다. 이후 정치적 수완을 발휘해 보수정당 기민련의 당수가 되고 51세 최연소 독일총리가 됐다. 독일 국민은 13여년 동안 그녀를 독일의 리더로 인정해주고 있다. 치밀한 일 처리, 신중한 판단, 온화하면서도 냉정한 결정으로 2007년 불어닥친 세계금융위기를 극복했고, 통일 후 유럽의 11위 경제국으로 추락한 독일을 유럽 최대 경제대국으로 일으켜세웠다. 또한 독일 주도로 유로존을 지켰고, 러시아 푸틴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외교적으로 저지했다. 독일인 OSSi(동독 출신 독일인)의 운명을 극복하고 통일 독일을 재건하는데 기여한 메르켈의 정치성과는 그녀만의 몫이 아닐 것이다. 그녀의 영혼에 서독인과 동독인이 함께 녹아있던 정신적인 배경과 숱한 정치역경 속에서도 서독 정치인의 숨은 도움이 있던 정치적인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메르켈을 보며 북한을 탈출해 남한사회로 넘어온 탈북민들을 다시 보게 된다. 다문화사회에 접어든 한국사회건만 탈북민은 가장 소외된 계층이다. 그들이 법을 위반한 사례를 보면 대부분 남한사회에 대한 부적응과 남한법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이 때 다시 메르겔을 보게 된다. 서독인이면서 동독에서 살았던 그녀는 통일 후 동독인으로서 서독의 삶을 살아야 했다. 두 가지 이질적인 모습을 조화시킨 그녀의 리더십이 독일 통일의 촉매제가 되었다. 이처럼 탈북민에서 나타날 한국의 메르켈을 기대할 수는 없을까. 오늘 우리가 떠안아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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