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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변카페]법조계의 지록위마
안형진 국회 비서관  |  regretless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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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3호] 승인 2018.04.09  09: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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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농단사태를 보면 사슴을 하도 말이라고 주장하니 결국 사슴이 말인지 말이 사슴인지 구분이 안 가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돌아가신 성철 큰스님께서 산은 산이고 물을 물이라고 하셨는가 하는 짐작마저 든다.

작금의 변호사시험 합격률 증원을 두고 증원을 찬동하는 측이 들고 나오는, 변호사시험을 이른바 ‘자격시험’화하자는 주장을 들어보면 도무지 자격시험의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특정 직역에 대한 자격시험이란, 당해 직역을 수행할 수 있는 필요충분한 지식, 사고력 등 업무능력이 있는지를 절대평가하는 시험이라는 점에 대하여는 전세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라는 직역은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다루는바, 고도의 법적 사고능력, 서면 작성능력, 법정 변론능력 등이 긴요하다. 이것은 변호사 자격취득 전에 갖추어야 하지 그 뒤에 차차 배워갈 것은 절대 아니다. 따라서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란 논리필연적으로 그만한 능력이 있는지를 절대평가적으로 검증하는 시험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3년의 로스쿨 교육과정을 성실히 수료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통과할 수 있는 시험으로 변호사시험을 만들어 이른바 ‘자격시험’화하자는 주장은 어쩌면 로스쿨 졸업시험과 변호사 자격시험의 의미와 기능을 혼동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현재의 변호사시험의 합격 난이도 및 시험구조가 변호사로서 필요충분한 고도의 법적 사고능력, 서면 작성능력, 법정 변론능력 등을 담보할 수 있느냐에 대하여는 실무를 하고 있는 상당수의 선배 변호사들은 고개를 내젓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격 여부와는 무관하게 합격률을 높이고 더 나아가 과정만 성실히 수료하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은 자격시험의 취지에 위배된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변호사 시험, 변호사로서의 자격을 진정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변호사가 되게 하고, 그게 아니라면 가차 없이 떨어뜨리는 그러한 의미의 진정(echte) 자격시험으로 개혁되기를 앙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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