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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검찰 포토라인
이도성 MBN 기자  |  dod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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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호] 승인 2018.03.12  09: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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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색 고급 승용차가 등장한다. 검찰청사에 가까워질수록 플래시 세례는 더 맹렬해진다. 차 문이 열리고 굳은 표정을 한 ‘주인공’이 걸어나온다. 한껏 스포트라이트를 받고는 바닥에 노란색 테이프로 표시된 세모(△) 위에서 멈춘다. 이 때가 클라이맥스다. “심경이 어떠냐” “국민께 한 말씀 해달라”는 등의 질문이 이어지고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마이크와 녹음기를 든 취재진 수십명이 빼곡하게 둘러싼다.

최근의 서초동 풍경이다. 온 나라를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나면 이곳 역시 뜨거워진다. 사건의 장본인들이 때로는 피의자로 때로는 참고인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들어선다.

영상으로, 사진으로, 또 문자로 역사에 기록되는 주인공의 행동은 천차만별이다. 불만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하고(남재준 전 국정원장), 목소리 높여 억울함을 호소하거나(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말 없이 레이저 눈빛을 쏘기도(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한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순간, 질문은 피할 수 없다.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틀에 박힌 답변을 내놓거나 침묵으로 대신할지언정 쏟아지는 의문부호를 향해 어떤 식으로든 응한다.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에 이르고도 일언반구 않던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검찰 포토라인에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처음으로 입을 뗐다.

검찰이 지난 주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반드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관련 수사를 시작한지 5개월 만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14일 검찰 포토라인에 들어선다. 1년 전 박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는 역대 네 번째다. 수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취재진에 “정말 미안하다. 모든 책임을 나에게 있다”며 심경을 밝혔고, 8년 전 대검찰청에 나온 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께 면목이 없다. 실망시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처음 공식 입장을 내놨다. 자신을 향해 좁혀오는 수사망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는 “나에게 책임을 물으라”고 외쳤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명은 없었다. 언론의 질문 기회 역시 주어지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아닌 입장발표”라는 측근의 말로 대신했을 뿐이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줄곧 국민의 혈세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고 있다. 두달 가까이 출퇴근길을 지킨 취재진의 외침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 이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나타난다.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군지에 대해, 삼성이 소송비를 대납한 이유에 대해,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에 대해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어떤 반응을 보일까. 검찰 포토라인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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