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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분야 이야기]범죄피해자와 고소대리인(下)
천주현 형사법 전문변호사  |  procureu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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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호] 승인 2018.03.12  09: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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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과 고소대리인의 관계는 늘 상반되거나, 항상 일치하는가. 양자 사이에는 실체진실발견이라는 공동의 목적이 있다. 그러나 사안을 달리 해석하여 각자의 주장을 할 수도 있다. 수사기관이 고소사건에 관심을 갖고,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있는가.

첫째, 예의(禮儀)이다. 예의는 많은 것을 내포한다. 속이지 않아야 하며, 실현가능한 수사를 촉구하여야 하며, 의뢰인의 피해감정에 함몰되어 객관성을 잃지 말아야 하고, 과도한 내용이나 빈번한 항의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수사는 범인과 혐의를 찾는 과정이지, 법률가끼리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과정이 아니다.

둘째, 기소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는 주장의 타당성 여부가 아니라 증거이다. 증거 중에서는 물적 증거가 1위, 인적 증거가 2위다. 증거를 선별하고 정리할 때 요구되는 능력은 날카로운 눈과 참을성이다. 의뢰인의 주장이 일관성이 부족하여도 그가 소지한 증거와 부합하는 경우가 있고, 증거는 두터운 것에서부터 전자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므로 참을성을 갖고 상세히 살펴야 한다.

셋째, 증거를 정리할 때에는 일목요연하여야 한다. 금융내역이 복잡하고 두터울 경우 독자를 고려하여 범죄사실에 맞게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증거는 증명에 필요한 유익한 것이어야 한다. 유해하거나 무익한 증거도 함께 제출될 경우 인위적으로 작출한 느낌이 적을 수는 있겠지만, 이는 당사자 고소와 다를 바가 없어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수사의 동력을 잃게 하고 고소의 절실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넷째, 증거가 부족한 경우는 항상 존재한다. 그러므로 일단 형사절차에 뛰어든 변호인은 용기를 잃지 않아야 한다. 시간의 경과로 소실(消失)된 증거, 금융기관과 통신사가 법령의 제한으로 내어주지 않는 증거, 의뢰인의 수중에 있지 아니하고 피고소인의 수중에 있을 증거 등 아쉬움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현재 가능한 범위의 증거로써 혐의를 소명하고 수사를 촉구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용기이다.

다섯째, 부족한 증거를 보충하는 방법이 있고,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 바로 ‘수사의 필요성’ 부분이다. 주장사실이 법리에 부합하고 제출된 증거가 이를 뒷받침할 경우 고소는 각하를 면하고, 수사로 접어든다.

수사기관은 수사의 필요성에 따라 다양한 수사방식을 택할 수 있는데, 변호인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각 검사가 가진 경험과 역량이 모두 같다고 볼 수 없으므로 형사변호인의 실력과 노력이 빛나게 되는 부분도 이 부분이다. 수사의 대상, 수사의 방식, 수사의 선후와 관련한 변호인의 요청이 수사에 고려되는 경우가 있다. 함부로 주장을 배척할 경우 수사미진의 항고사유가 되기도 한다.

여섯째, 수사기관의 속성을 이해하여야 한다. 수사기관은 심하게 몰아세우면 객관의무의 장벽 뒤로 숨어 버리고, 반대로 피의자가 극렬히 저항하면 피해의 중대성이라는 깃발을 들고 맹렬히 전진하는 본능이 있다. 결국 실력뿐만 아니라 감성적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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