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변호사

변협은 지난 15일 대한변협회관 18층 중회의실에서 제53회 변협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병철 변호사(연수원 18기)가 명리학을 강의했다. 명리학은 동서양 철학을 아우르는 생명의 탄생, 변화, 소멸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김병철 변호사는 음양론, 사상론, 오행론 등 그 원리를 총정리해 꾸준히 연구를 해 왔다.

대한변협신문에서는 명리학 개념 중 음양론과 사상론, 오행론에 대한 내용을 게재한다.

가. 음양(陰陽)론에 대하여는 음양이 수리적으로 표현되는 개념으로는 육(六), 구(九)입니다. 주역의 효(爻)는 초구(初九), 이구(二九), 상육(上六) 등으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역에는 태극이 있어 양의를 낳는데(易有太極 是生兩儀), 태극은 도이고 양의는 음양입니다. 역은 음양의 도(道)이고, 괘는 음양의 물(物)이고, 효는 음양의 동(動)입니다. 주역(易之爲書)은 괘(卦), 효(爻), 단(彖), 상(象)의 뜻을 갖추어 천지만물의 정(情)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육십사괘와 삼백팔십사효는 모두 성명의 이치에 따라, 변화의 도를 다한 것입니다(順性命之理, 盡變化之道). 이를 나누어 보면 그 이치가 만 가지로 다르고(有萬殊), 이를 통합하여 보면 그 도가 하나에 이르는 것입니다(無二致).

나. 사상(四象)론에 대하여는 사상이 노양(老陽), 소음(少陰), 소양(少陽), 노음(老陰) 등입니다. 또한 하늘의 탄생, 변화 소멸의 과정이 원형이정(元亨利貞)의 4덕(四德)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땅의 탄생, 변화 소멸의 과정이 원형이빈마지정(元亨利牝馬之貞)의 4덕(四德)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원(元)은 크다는 의미로서 만물이 처음으로 생겨나는 것이기에 선(善)의 수장(首長)이고, 형(亨)은 통한다는 의미로서 만물이 자라는 것이기에 아름다움의 모임(嘉會)이고, 이(利)는 마땅하다는 의미(宜)로서 만물을 이롭게 이루어 내는 것이기에 마땅함의 조화(義和)이고, 정(貞)은 바르다는 의미(正)로서 만물을 완성하는 것이기에 만사의 근간(事幹)입니다(元者善之長 亨者嘉之會 利者義之和 貞者事之幹).

참고적으로 사상론은 오행의 개념과 더불어 혼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상 계절(季節)에 대하여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상적 표현으로 설명하지만 사계, 춘, 하, 추, 동(四季春夏秋冬)이라는 5행을 나타내는 말이며, 바로 사시(四時)인 것입니다. 즉 계절은 사계와 사절기를 합한 용어이며, 사계는 동지, 춘분, 하지, 추분이라는 한 시점을 의미하고, 사절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한 시점에서 다른 시점까지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사절기는 다시 12절기, 24절기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방위에 대하여도 사유, 동, 남, 서, 북(四維東南西北)이 되며, 상하를 합하여 시방(十方)이 되는 것입니다.

다. 오행(五行)론에 대하여는 오행이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로 주로 만물의 실체와 변화의 원리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오행은 색(色)으로는 청적황백흑(靑赤黃白黑)이고, 음(音)으로는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 : 오행의 순으로 치우궁상각)이고, 방위로는 동, 남, 사유, 남, 북(東西四維南北, 오행의 순으로 四維東南西北)입니다. 위와 같은 오행의 개념이 유교 개념인 오상(五常)으로 표현할 때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오행의 순으로 인예신의지)입니다.

 

이날 김병철 변호사가 전한 무술덕담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무술덕담

적계(赤鷄)를 상징하는 정유(丁酉)년을 보내고, 황구(黃狗)을 상징하는 무술(戊戌)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나라의 새해 운을 덕담으로 살펴보는 즐거움도 학문하는 사람의 여유라 할 것입니다. 다만 ‘無名天地始(무명천지시)이고, 有名天地母(유명천지모)이다’라는 도덕경 문구에 표현된 바와 같이, 옛날 성현들이 붙인 만물의 이름에는 생명 현상의 궁극적인 원리가 반영되어 명명(命名)된 것이니만큼, 늘 법고창신(法古創新)하는 마음으로 학문적 접근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계(鷄)가 냉철하게 밝은 마음으로 미래를 향한 새벽을 알리는 선각자(先覺者)로서의 음(陰)의 속성이라면, 구(狗)는 밖으로는 엄하되 안으로는 유순한 마음으로 재생을 이루는 군주(君主)로서의 양(陽)의 속성입니다. 지난 한해는 너무나 앞서가려는 조바심에서 본의 아니게 아픔을 주어 갈등의 씨앗도 많이 남겼지만, 올해는 천도(天道)에 따라 지덕(地德)을 살피면서 상화하합(上和下合)하는 누인(累仁)의 이념을 실현시켜 이 세상에서 만물이 화순하는 가운데 생장수장(生長收藏)하는 원형이정(元亨利貞)의 4덕(四德)을 심상(心象)하게 됩니다.

무(戊)에 대하여는 만물의 바탕이 되는 대지(大地)의 황색(黃色)으로 오행상 토(土)이고, 방위로는 중앙(中央) 내지 간방, 손방, 곤방, 건방을 나타내는 사유(四維)이고, 오상으로는 신(信)이고, 계절로는 동지, 춘분, 하지, 추분을 나타내는 사계(四季) 내지 환절기입니다. 술(戌)에 대하여는 거대하고 부드러운 땅의 황색(黃色)으로 오행상 토(土)이고, 방위로는 중앙(中央) 내지 사유(四維)이고, 오상으로는 신(信)이고, 소식(消息)으로는 구월입니다. 따라서 무술 새해는 주충신(主忠信)의 중도(中道)에 따른 외강내유(外剛內柔)의 언행으로 그동안의 꿈을 실현하는 재생(再生)을 상징한다 할 것이니, 군자는 내성외왕(內聖外王)의 성리학 이념에 의거하여, 사사로운 마음을 허공과 같이 비우고 그 자리에 백성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삼는 무심지심(無心之心)의 자세로, 위로는 성현의 학문을 궁구하고 아래로는 백성의 아픔을 같이 하는 공생(共生)의 이치를 발명(發明)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새해 운을 살펴봄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물의 발원(發源)인 묘목(卯木)을 일응 기준함에 마땅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천개어자(天開於子)요, 지벽어축(地闢於丑)이요, 인동어인(人動於寅)이요, 물생어묘(物生於卯)’라는 주역 계사전(繫辭傳) 문구에 의거할 때, 묘(卯)가 복지를 지향하는 민본(民本)의 개국이념에 더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묘(卯)는 지지(地支)로서 천간(天干)상의 을(乙)에 해당하고 오행상 목(木)인 바, 을목(乙木)을 기준으로 한 10통변성(通變星)을 살펴보면 무술년의 무토(戊土)도 정재(正財)이고 술토(戌土)도 정재(正財)이니, 무술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운은 고정적 재물에 비유되기에, 온 국민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투명한 회계절차에 따른 내실 있는 경제건설에 있다 할 것입니다. 결국 지난해는 너무 서두르는 정의의 실현에 뜻하지 않은 많은 아픔도 남겼지만, 새해에는 대동(大同)·화평(和平)한 공동체를 실현하려는 현군(賢君)의 마음과 같이 우선 자기 허물부터 냉정하게 반성하고 남의 허물에는 측은한 마음으로 감싸는 언행을 매일매일 실천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청주지역의 새해 운을 살펴봄에는 무심천(無心川)이 흐르는 방향으로 보아 오화(午火)를 일응 기준함에 마땅한 것입니다. 오화(午火)를 기준으로 한 무술년의 무토와 술토가 10통변성(通變星)상 모두 식신(食神)이니, 무술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 지역의 운은 정신적 사랑에 비유될 수 있기에, 동기상향(同氣相嚮), 동기상구(同氣相求), 동기감응(同氣感應) 등과 같이 모두가 하나 된 한마음으로 시작하여 서로 상응하면서 각자가 움직이는 사랑 실천 운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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