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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나침반]로스쿨 교육의 참 모습을 생각해 본다
박노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wtopark@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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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호] 승인 2017.12.18  09: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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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 우전에서 개최된 제4회 세계인터넷회의에 다녀왔다. 일요일에 개회행사를 하는 것이 놀라웠지만, 시진핑 주석의 연설문은 물론 애플의 팀쿡과 알리바바의 마윈 등 세계적 IT기업 수장들의 발제를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본인은 비공개로 진행된 사이버규범 세션에 참여하였는데, 사이버공간에 관련된 새로운 이슈와 새로운 경향을 규범 차원에서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였다.

사이버공간은 ‘가상공간’이라 하여 기존의 물리적 공간과 다른 차원으로 이해되고 있었으나, 컴퓨터와 휴대폰 및 클라우드 등을 통하여 사이버공간은 이미 우리들 생활에서 불가결한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인터넷 등 사이버공간은 경제·사회적으로 유용하게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되지만, 범죄나 테러는 물론 전쟁에서 악의적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사이버공간의 악의적 이용을 억제하고 평화적 이용을 증대하기 위한 국제연합 (UN) 등 국제사회의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에서 규범 등 법제도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은 금년 6월 발효한 사이버안전법을 통하여 사이버안전, 개인정보보호 및 디지털경제의 적어도 세 가지 중요 분야에 대한 규율을 개시하였다. 중국의 사이버안전법은 사이버공간에 대한 법제도적 규율의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인데, 우리 로스쿨의 교육 방향과 내용의 점검에서도 중요한 계기가 된다.

사이버안전법은 기본적으로 법학의 범주에서 다루어야 하는데, 그 대상인 사이버안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사이버공간은 물론 안전 내지 안보도 제대로 이해하여야 한다. 또한, 중국의 사이버안전법이 예시하듯, 그 규율 내용은 사이버안전은 물론 개인정보 내지 프라이버시 보호와 디지털경제도 포함한다. 문제는 사이버안전법의 올바른 이해에 학제간 협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이버안전법은 이에 관련되는 내용을 동시에 올바로 이해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즉, 사이버공간의 전문가이면서 안전 내지 안보의 전문가이면서 법의 전문가이면서, 사이버안전과 함께 개인정보보호와 디지털경제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숨넘어갈 전문가를 어디서 구하여야 하는가? 다름 아닌 우리 로스쿨이다. 예컨대, 학부에서 사이버공간에 관련된 공학과 국가안보를 복수전공하고서, 로스쿨에서 국내법과 국제법의 법학 기본을 이수하고, 이후 석사 및 박사과정에서 보다 깊이 있는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학부는 물론 법학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함께 요구하는 사이버안전법은 로스쿨 교육의 일반적 예는 아니다. 그러나 로스쿨은 원래 학부에서 법학이 아닌 다른 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에게 법학을 교육하여 사회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법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변호사시험 합격에 급급한 나머지 학생들은 물론 교수와 학교도 로스쿨의 참 모습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공학 등 학부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로스쿨에 빼앗긴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고, 로스쿨도 그런 우수 인력을 그 분야에 관련된 법전문가로 성실하게 양성하여 그 분야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법전문가 양성이라는 로스쿨 교육의 참 모습을 그리기 위한 우리 사회 모두의 개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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