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변협포럼

대한변협이 지난 4일 오후 7시 대한변협회관 18층 중회의실에서 제52회 변협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양승조 국회의원이 연단에 올라 ‘저출산 극복을 위한 우리들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양승조 의원은 제17대~20대 국회의원(충남 천안시병)으로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했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평소에도 저출산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조 의원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법률안 다수를 발의했으며 2016년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대사를 초청해 저출산 극복 연구포럼을, 지난달 23일에는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2회 저출산 극복을 위한 범국민 문화축제’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경술국치 등 국가적 재난·위기상황에 닥쳤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건 바로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역사가 증명하듯,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우리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입니다.”

양승조 의원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양 의원은 “임진왜란 발발 한달 전의 조선을 보더라도 당시 조정의 대응과 문제의식은 안일하기 그지 없었으며, 병자호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술국치 이전에는 우리나라의 주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은 있었지만 어느 한명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않았고, 그 결과 대한제국은 1910년 8월 29일에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하고 일제에 합방됐다”고 말하며 위기를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의 중요함을 역설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과 출산율은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률은인구 10만명 당 29.1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지고 있다. 이는 2위인 헝가리(19.4명)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 지위를 상승시킬 수 없다고 보는 비율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여건이 허용된다면 이민을 가겠다’고 응답한 청년 비율도 88%에 달한다.

“최근 몇년간 우리나라를 휩쓴 단어는 ‘헬조선’입니다. 이런 단어를 만든 청년들은 남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아들딸입니다.”

양승조 의원은 출산율에 대해서도 각종 통계 및 민관 보고서 등을 근거로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나라는 16년째 OECD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2년 기준으로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2500년 대한민국 인구는 33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UN 미래보고서는 2700년, 국회입법조사처는 2750년에 우리나라 인구가 소멸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인구가 소멸할 국가로 우리나라를 꼽았다.

“우리나라는 비혼 출산율이 2%에도 못미칩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혼인 건수와 출산율이 비례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문제는 혼인 건수조차 최근 1년새 2만건 이상 줄어드는 등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청년들이 결혼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양승조 의원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2060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게 되고, 건강보험 등 국가의 기초 복지체계도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높은 노인부양률로 젊은 세대의 이민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인구 구성률의 기형화로 국민연금 등 국가복지체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감사원 자료를 토대로 2051년이면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승조 의원은 저출산 문제가 전체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당장은 보육·교육 관련 종자자와 보육 관련 공산품을 제조하는 기업이 문제가 되겠지만 곧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들어 결국 모든 산업에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10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합니다.”

양승조 의원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 당장 가용한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합니다. 골든타임 안에 결혼과 출산, 육아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지 못한다면 문제 해결의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물을 끓이려고 할 때 99도까지만 온도를 올리고 그만둔다면 마지막 1도 때문에 물은 끓지 않고 기름만 낭비하게 됩니다.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양승조 의원은 청년 소득 인상 등 결혼과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성공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 국가 정책을 벤치마킹한다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청년 저임금 문제도 심각합니다. 청년 1968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 소득 200만원 이하가 45.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정도 소득으로는 연애와 결혼, 육아가 불가능합니다. 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합니다.

또 프랑스와 영국 등 저출산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한 국가들을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이들 국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총 GDP의 3.98%, 영국은 4.2%, 스웨덴은 3.75%을 출산 장려를 위해 사용합니다. 우리나라도 무리해서라도 예산을 투입하고, 국민도 국란을 막기 위한 의병의 심정으로 지지해야 합니다.”

양승조 의원의 강연은 청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