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사내변호사로 일하다 보면, 외부의 법무법인이나 개업변호사와 협업을 할 때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회사의 분쟁에 대하여 외부에 소송을 맡기거나 법률사안에 대하여 자문의뢰를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외부 변호사와의 관계에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하여 생각해 봅니다.

우선 사내변호사와 외부 변호사와의 관계는 상호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법률사안이나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협동관계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외부에 소송을 의뢰하거나 자문을 요청할 경우에는 가급적 법률적으로 사실을 명확히 정리하고, 질문 내용이나 요청 사안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질의를 검토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금요일날 자문을 의뢰하면서 월요일까지 답을 달라고 하면, 형식적으로는 3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영업일 기준으로 보면 하루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자문을 요청 받은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또한 클라이언트의 입장을 좀 더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되는 외부의 입장에 대하여, 가능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검토해 달라고 요청해야 할 것입니다. 추후 발생되는 법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가급적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진행하고 실행하는 것은 현업 부서에 하는 일이고, 컴플라이언스에서는 이에 대한 위험을 검토하여 경고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예를 들자면 현업부서는 엑셀이고, 컴플라이언스 부서는 브레이크인데, 브레이크가 엑셀 역할을 하면 안 될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차라도 브레이크가 고장나면 흉기로 돌변하듯이, 아무래도 회사 내에서 현업 부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내 변호사로서는, 외부에 이에 대한 고려없이 중립적으로 사실에 입각하여 고려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소송과정에서 회사 내의 무리한 요구나 불필요한 요청을 법률전문가의 입장에서 적절히 제어하여, 외부에서 진행되는 소송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같은 법조인의 입장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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