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을 쓴다고 약속해놓고 까맣게 잊었다가 그 기일이 점점 다가오자 덜컥 겁이 났다. 진짜 솜씨없는 내가 도대체 무슨 글을 써야 하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도 뾰족한 대책이 없던 중 대구회의 원로 변호사님께서 친교행사의 날 저녁에 하신 말씀을 힌트삼아 몇자 적어본다.

대구회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전반기에 ‘골프대회’가 열리고, 하반기에는 ‘친교행사’가 한해는 하루, 한해는 1박 2일로 번갈아 열리고 있다(대구회 소속 변호사님 중에는 분명 오보라고 연락하실 분이 있겠지만, 그냥 넘어가주시길).

올해의 친교행사는 10월 28일 토요일에 치러졌다. 약 60명의 회원들이 관광버스 3대에 나누어 타고 오전에는 정2품소나무와 세조의 발자취가 크게 남아있는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에서 세조길과 경내를 돌고, 오후에는 대통령들(이 중에 꼭 대통령이라고 부르기에 과연 적절한가 하는 분도 계시지만)의 별장으로 쓰였던 청주 대청호 근처 청남대를 다녀왔다. 그리고 저녁에는 예년의 행사와는 달리 대구 가창의 스파밸리라는 곳에서 야외 바베큐파티를 열었다. 속리산과 청남대를 같이 못가 아쉬워하는 변호사님들을 위하여 회장님께서 특별히 기획하였다. 이 자리에 성악가들도 초청하여 음악소리에 빠져 깊어 가는 시월의 멋진 밤을 만끽하였으며 또 회원이신 ‘소칠용’ 변호사님과 ‘도낙회’ 변호사님의 멋진 색소폰 연주의 감동이 이어졌다. 또 젊은 변호사님들의 끼가 담뿍 담긴 춤과 노래를 보고 들으면서 다들 환호작약하였다. 말 그대로 ‘현가지성(絃歌之聲, 요즈음은 ‘현’자를 거문고줄 현자를 쓴다고 하지만, 논어원전에는 활시위 현(弦)으로 나옴)’이 울려 퍼진 아름다운 밤이었다. 이 자리에서 여동영 변호사님(이날 참석하신 전임 회장님만 하여도, 여동영 변호사님, 허노목 변호사님, 장익현 변호사님, 김중기 변호사님, 석왕기 변호사님 등)이 축사를 하시면서 ‘이담주의(主義)’를 외치셨는데, ‘이담주의(主義)’는 대구의 (청년)변호사들의 업무영역확장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밤잠을 설치시며 노력하는 회장님의 노고와 수고로움이 깃든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딱 하나 아쉬웠던 것이 있다면, 바로 집행부 인사와 그 이후 부른 노래(물론 다 부르지도 못하였지만)를 듣던 중 ‘역대 최악(最惡)의 집행부’라고 하신 말씀 혹 술 때문에 기억나시지 않는다고 했던 말씀? 아마도 그 말씀은 최악(最樂), 최락(最樂)의 집행부를 뜻하는 것이지요!

대구에는 ‘이담주의(Lee-damism)’가 있다. 대구회의 회장님 성함이 ‘이담’이다. 이 담 회장님은 모든 일을 추진하실 때에 확실하게,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매달 상임이사회(참고로 저는 대구회의 교육이사를 맡고 있답니다)의 회의석상에서 회장님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에 혀를 내두르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대구회가 올해 이담 회장님이 업무를 시작한 이래, 통상의 변호사업무와 관련된 사항을 제외하고 ‘6월 11일, 12일 회원들의 건강을 위해 대구회 소속 28명의 회원과 함께한 지리산 1박 2일 종주(물론 “모든 회원들이 완주하였다”라고 밝히면 ‘참명제’일까요)’를 완수하였으며, 회원들의 문제의식과 연구심을 고양시키기 위해 2017년 7월 3일 출범한 ‘사법정책연구소와 통일문제연구소’를 설립하였으며, 회관 건물 내에 편안한 휴식과 정신의 회복탄력성 강화를 위해 ‘북카페’를 설치하였다.

이렇게 회무 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회장님의 열정이 나는 참으로 부럽고 부럽다.

결국 ‘이담주의(Lee-damism)’를 요약하면 이렇다. 회장님의 말(言)은 때(상황)에 맞도록 하고, 회장님의 행(行)은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하며, 회장님의 물(物)은 도의에 맞게 취할 것만 취한다는 것이다. 우리 대구 변호사들도 ‘이담주의(Lee-damism)’를 잘 가꾸어 언(言)·소(笑)·취(取)의 처신자세를 배워야할 게다. 이담주의(Lee-damism)에 입각하여 이담주에 소주 한잔 사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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