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遺憾)’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을 의미한다.

2009년 시작한 로스쿨에 대하여 우리 국민 다수가 유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로스쿨이 도입될 때, 본인은 전공이 국제법과 통상법이라서 로스쿨의 전문화에 큰 기대를 가졌고, 오랫동안 협상도 가르치고 있어서 로스쿨의 실용화에 큰 자부심을 가졌다. 이런 주변과목도 존중받도록 세상이 바뀐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런 기대와 달리 통상법을 가르치지 못했고, 협상도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수의 학생들이 잘 모이지 않는다. 이제 10년 가까이 연륜이 쌓이고 있는 로스쿨에서 본인은 나름으로 살 길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우리 로스쿨 학생들에게는 유감을 지나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다.

기존 사법시험제도에서 일반적으로 법대 4년과 사법연수원 2년의 최소 6년의 기간에 걸쳐 마치는 법학교육과 실무교육을 로스쿨에서는 3년에 마쳐야 하고, 사법시험은 두세번 떨어져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변호사시험은 한번에 붙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로스쿨 학생들은 정말 힘들게 법학공부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로스쿨 학생들에게 할 수 있는 조언은 로스쿨이 유일하게 법조인이 되는 과정이고, 이런 로스쿨 학생들끼리 경쟁이니, 3년만 꾹 참고 버티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꾹 참고 견디며 어떻게든 변호사시험을 붙은 로스쿨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내딛는 첫 발은 그야말로 차가운 살얼음판 위이다. 그래서인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모임이 따로 만들어지고, 법조계가 제도적 세대 분열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법조계의 새로운 경쟁력의 표출이라 할지는 모르겠다.

25개 대학교에만 로스쿨이 설치되고, 이런 로스쿨을 졸업하여야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으니, 로스쿨은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특별한 로스쿨이 잘못 되면 안 된다고, 교육부, 법무부와 변협 등 우리 사회는 교육을 포함한 로스쿨 운영에 다양한 기준으로 지도하고 감독하려 한다. 또한 로스쿨 입학이라는 입구와 변호사시험 합격이라는 출구를 동시에 제한하여서 이제 대부분 로스쿨의 현실적 목표는 변호사시험 합격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로스쿨은 교육기관으로서 다른 전공 분야와 다를 수가 없고, 특별하지도 않다. 이렇게 특별하지 않다고 강변하는 것은 로스쿨은 저마다 자신의 가치관과 역사와 역량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 기대하는 교육과 연구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조계를 비롯한 우리 사회가 로스쿨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평가하면, 궁극적으로 수월성 있는 교육을 한다고 알려진 로스쿨에 더 좋은 학생들이 들어올 것이고 이렇게 실질적인 경쟁을 거쳐서 로스쿨은 보다 더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로스쿨에 대한 규제의 강화 보다는 규제 개혁 내지 혁파가 필요하다.

로스쿨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법조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로스쿨 졸업생은 우리 사회의 법조직역을 이끌어갈 후학이고 후배들이다. 로스쿨 학생들이 사명감을 가지면서 즐겁게 교육에 전념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신참 변호사들은 전문가답게 존중받으면서 사회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에게 보다 따뜻하고 긍정적인 격려와 지도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