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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회_해시태그]보호소년의 책임교육, 국가가 나서야 할 때
임수연 변호사·경기중앙회  |  lawsoo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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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호] 승인 2017.09.25  10: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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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배우는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 했고, 고등학교 선생님은 학교체벌은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와 같다고 했다. 필자 역시 이런 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고, 나아가 학생인권은 무엇보다도 지켜져야 할 ‘절대선(善)’이라고 여기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오늘, 국선보조인으로 선임된 사건의 보호소년을 만나고 나오는 그 길. 그 길에서 필자는 뒤통수에 보이지 않는 구멍이 크게 난 채로 운전석에 앉아 애꿎은 기록봉투 모서리만을 꼬깃꼬깃 꼬집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 국선보조인 신청서를 제출할 때, 결코 급여 외 소득을 늘려보겠다는 심산은 아니었다.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이들 중에는 어른으로부터 상처 입은 아이들이 많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에, 부족하지만 그들의 맘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만이 온전하였고, 운이 좋았는지 실제로 그러한 보호소년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그들 중 일부와는 해를 달리하며 연락하고 지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최근 만난 보호소년들은 필자의 그런 마음이 얼마나 치기어린 것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듯 하였다. 그들은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 기록은 참담했고, 상식으로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글씨 앞에 나는 한 없이 무력해졌다. 그러나 막상 만난 그들은 말간 얼굴, 작은 체구, 화장기 없는 눈. 마치 철창에 갇혀 파르르 떨고 있는 새처럼 보이기까지 해 가치 판단이 잘 되지 않던 찰나, 그들은 이야기했다.

그런 놀이가 재미있고 세력(?)이 있어보였다고(이것은 그들의 말이다), 지나가는 또래 아이를 보고 “때릴까”라며 순간적으로 의견을 물어본 적은 있었지만 미리 공모한 적은 없었고, 때리는데 다 같이 때리면 맞는 아이가 너무 아플테니 ‘배려하여’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만 때린 것인데 공모하여 때렸다는 판사님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자신들을 항변했다. 겉으로는 한숨이, 속으로는 욕설이 나왔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하지 못했다. 변호인이 아닌 보조인이어서 사실대로 의견서를 쓸 수 있는 것에 감사해하며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담담히 메모수첩에 옮겨 적었을 뿐.

사과는 했는지, 사과 편지는 써봤는지 물어보니 “우리 부모님이 월500만원을 넘게 벌어서 합의를 하려고 했는데 안 받아준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소한의 ‘책임’도 모르는 이 아이들에게 무슨 오기가 생겼는지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고, 공범보다 처분을 강하게 받을 수도 있다”라고 겁을 주었다.

그제서야 몇몇은 초범인데 왜 그렇게 되느냐며 울음을 보였고, 또 다른 보호소년은 공범 중 일부는 이미 사건이 종결되어 가정의 품으로 돌아간 아이도 있는데 왜 나만 그러냐고 항의를 했다.

최근 소년법 폐지 혹은 개정의 목소리가 높다. 인천여아살인사건과 부산과 강릉에서의 학교폭력사건으로 인한 국민의 불안과 분노가 법률에까지 미친 것이다. 물론 여론이 모두 옳은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또한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이고, 그들에게 개선의 기회를 주는 것은 국가의 마땅한 책무일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의 전제는 책임이 아닐까. 약자의 범위를 마음대로 설정하고, 그 틀에서 약자를 마음껏 유린한 것에 대한 책임을 우선적으로 져야 가해자도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 훗날 태어날 나의 자식이 적어도 가해자나 피해자로 세상 앞에 서게 하지 않으려면 지금 우리는 누구를 처벌하는가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처벌하는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국가가 그것을 도와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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