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기자의 시선
[기자의 시선]보고싶은 것만 보기
이승현 이데일리 기자  |  leesh@edaily.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655호] 승인 2017.09.11  11:01:3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최근 법원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공여 사건과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판결을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송 당사자들이 기존 주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언론과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판결 이후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부회장 사건의 재판부가 유죄 근거로 제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적극적 요구에 대한 수동적 뇌물공여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모관계 등이 논란의 대상이다. 여기에 뇌물공여 등 총 5개의 혐의들에 대한 선고형량인 ‘징역 5년’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형량이 너무 낮다며 일부 유죄 판단을 전부 유죄로 이끌어내겠다며 항소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판결 내용을 대부분 부인하며 완전 무죄를 주장한다.

언론은 자사 논조에 따라 판결 결과를 전달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 사건은 뇌물범죄의 특성상 결정적 증거(스모킹 건)가 없어 재판부가 이른바 청와대 캐비닛 문건과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 정유라씨 증언 등 여러 정황증거들로 판단해야 했다. 진보적 성향의 언론은 유죄 판결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와 대법원 판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보수적 성향의 언론은 묵시적 청탁과 박근혜·최순실 공모관계 인정 등 법원 판단에 문제제기를 계속하고 있다.

정치권은 대체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은 재판에 대한 외적압박이 존재했으며 상급심에서 실체적 진실이 더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봐주기 판결’이라며 주장했다.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의 판결에 대한 반응 양상도 비슷하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할 경우 ‘신의 성실의 원칙’을 적용할지를 두고 제각각 입장이 다르다. 법원의 판단보다는 각자의 주장을 더 강조하고 있다.

재판도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잘못된 판단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언론과 정치권이 이와는 별개로 자기 주장의 관철을 위해 입맛에 맞는 법리와 증거, 관행 등을 취사선택하면 법원 판결은 오히려 갈등심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법원의 판결이 모든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책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통상임금 소송의 경우 국회와 정부가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탓에 법원에 의존하게 된 측면이 크다. 행정과 입법, 사회 공론화의 장에서 결론을 맺지 못한 문제가 사법의 영역으로 넘어왔다고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사법개혁, 변호인 조력권부터 보호해야
2
“불법파견 겪는 노동자 모두 끌어안아야”
3
[국회단상]‘군 사법개혁’ 이제는 해야 할 때
4
[기자의 시선]타이밍에 대하여
5
[동서고금]두번 생각하기
Copyright © 2019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