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에버랜드에서 생긴 지 얼마 안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섭고 재밌기로 소문난 티 익스프레스를 탔다. 몇초 만에 열차는 첫 번째 꼭대기에 도달했고 갑자기 열차는 거의 수직으로 급하강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순간 내 인생에서 꼽을 만한 대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무서워 평소에 별거 아닌 일에도 큰소리를 내는 내가, 입을 꼭 다물 수밖에 없었다. 소리를 내면 몸이 허공으로 날아가 산산조각으로 흩어져서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분명히 재밌으라고 만들었고 사람들은 다 미친 듯이 재밌어 하는데 왜 나는 그렇게 고통스럽기만 한지 이상했다.

생각해보니 세상에 많은 일들이 이와 같다. 겉으로 본 세상과 직접 경험해 본 세상의 느낌은 전혀 다를 때가 많다. 변호사 일도 마찬가지이다. 변호사가 실제로 되어 보니,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송무에 있어서 ‘송무=영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업능력도 다른 요소만큼이나 중요하고, 법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만큼이나 실제로 의뢰인 등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과 지혜롭게 관계를 맺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 등이다.

이 밖에도 느낀 차이점들이 많다. 이렇다 보니 대학교 때 여러 과목들을 자유롭게 들었던 것처럼 여러 일을 돌아가면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 해 보고 마지막으로 내게 맡는 일을 고를 수 있게 말이다. 하지만 누가 그렇게 하겠는가? 생각이 계속 꼬리를 물자, 여러개를 경험해 볼 수도 없고, 관심 가는 곳에서 막상 일해 보면 또 내 예상과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그 어느 것도 해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번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도전하지 않는 이상 난 제자리에서 계속 고민만 하게 되다가 끝나게 될 것이다. 결국에는 무언가 직접 경험 해 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는 곳이라면 직접 가보기로 결심을 했다. 티 익스프레스도 최소한 저런 건 죽어도 절대 타지 말아야지 하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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