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와 인근 도시에는 환경 관련 국제기구 본부와 협약 사무국이 다수 위치해 있다. 이들 단체간 파트너십을 증진하기 위해 1999년 제네바 환경 네트워크(Geneva Environment Network, GEN)가 창설되었는데, 현재 이 네트워크에 등록된 정부간 기구만 해도 약 50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제네바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주요 환경 담론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각종 이니셔티브도 이행되고 있다. 현재 제네바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주요 환경 이슈는 크게 아래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무역 측면에서의 환경 논의이다. 이는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를 중심으로 특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994년 WTO 각료회의 결정에 따라 무역과 환경 위원회(CTE)가 설립되어, WTO 내에서 무역과 환경 간 연관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UNCTAD도 국제사회의 환경 담론이 개도국의 경제 개발에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 분석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 결과물로 ‘무역과 환경 리뷰’를 3년 주기로 발간하고 있다.

둘째, 인류에게 유해한 화학 물질의 관리다. 제네바에는 유엔 환경계획(UNEP)의 화학물질국, 바젤·로테르담·스톡홀름 협약 사무국이 있다. UNEP의 화학물질국은 2006년 제1차 국제화학물질관리회의에서 채택된 국제 화학물질 관리 전략 접근 이니셔티브(SAICM) 이행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바젤·로테르담·스톡홀름협약은 각각 유해폐기물의 불법 이동 억제, 잔류성 유기 오염물질의 생산·사용·배출의 관리, 특정 유해물질과 농약의 정보교환 및 적절 수출입 절차 마련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3개 협약 간 시너지 제고 차원에서 2013년부터 2년에 1회 제네바에서 당사국 총회를 연계 개최하고 있다.

셋째, 기후변화 대응이다. 세계기상기구(WMO)와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IPCC) 사무국이 제네바에 있다. WMO는 지구 대기 및 대양, 수자원, 기후간의 상호작용 연구를 담당하는 유엔특별기구로,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WMO 총회 결정에 따라 세계 기후 프로그램(WCP), 세계 기후 연구 프로그램(WCRP)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WMO는 UNEP와 공동으로 1988년 IPCC를 설립하였는데, IPCC 평가보고서(AR, Assessment Report)는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근거와 정책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넷째, 생물다양성과 자연 보전이다.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일명 람사르 협약),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은 이 분야의 대표적 다자환경협약으로, 스위스 글랑과 제네바에 각각 사무국이 있다. 2017년 현재 전 세계의 2280개 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국제적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약 5600종의 동물과 3만종의 식물이 CITES의 3개 부속서에 등재되어 국제거래가 규제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앞서 언급한 모든 국제협약에 가입하여, 제네바를 중심으로 한 환경 논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면서 환경 관련 국제사회의 각종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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