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방변호사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1박 2일(6월 10일 ~ 11일)의 일정으로 충남 부여에서 변호사대회를 가졌다. 올해로 17회였는데, 가족동반 모임인데다 비용 전액을 변호사회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변호사들의 참여도가 높았고 이번에는 워터파크가 있는 리조트를 숙소로 잡았기 때문인지 미취학자녀를 둔 변호사들이 많이 참석했다.

첫날 일정은 오후에 숙소배정 후 윤리연수 및 명사초청 강의를 듣고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만찬으로 이루어졌는데 특히 이번 명사초청 강의는 가족들도 함께 들을 수 있게 배려해주어서 호응이 높았다. 가족과 함께 9개월 동안 북유럽 등 세계 각국을 순방(?)한 어느 기자분의 여행담이었는데, 세계 여행은 누구나 꿈꾸지만 시간과 경비 때문에 늘 다음으로 미루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질문도 많았고 다들 ‘나도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나 역시 현재 하던 일을 멈추고 훌쩍 떠날 수 있을까 생각하니 그분의 용기와 실행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저녁 만찬 시간에는 회장님의 간단한 소개인사 후, 가족들끼리 함께 앉아 식사를 하면서 한 가족씩 소개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고, 중간 중간에 경품 추첨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만찬 초반에는 다소 어색하기도 했지만, 같은 공간에서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 모임이어서 그런지 어느새 화기애애해진 분위기 속에 다들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가족소개를 할 때 보니,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온 변호사는 기본이었고 어머니와 함께 온 변호사, 시어머니를 모시고 온 변호사도 있어서 충북회 소속 변호사들이 이 변호사대회를 얼마나 편하게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지금까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왔던 선배 변호사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한편 아이스박스, 침구청소기, 오븐, TV모니터 등 화려한 경품들이 등장할 때마다 ‘우린 필요없는 건데 당첨되면 누구에게 줘야하나’ 고민했지만,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미취학 자녀들과 초등학생 자녀들을 위해 일일이 마련해 준 학용품 선물을 보면서 집행부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방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 아내가 ‘이렇게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내기는 조금 아쉽다’며 친한 아내 분들과 연락을 하여 리조트 지하에 있는 치킨집에서 치킨과 콜라를 앞에 놓고 그분들만의 자유시간을 보내다 새벽 1시가 다 되어 매우 만족스러운 얼굴로 들어왔다. 아내의 표현에 따르면 “이렇게 밤늦은 시간에 치킨을 먹으며(그것도 술집에서!) 지인과 시간을 보낸다는 건 이제껏 상상도 못했던 일탈이어서 뭔가 더 두근두근 설레고 짜릿했다”고 한다.

다음날 일정은 골프, 관광, 워터파크 등 자유일정인데 가족과 함께 온 변호사는 대부분 관광 또는 워터파크를 선택했다. 그리고 오찬을 끝으로 짧았던 일정은 모두 마치게 되었다.

이번 변호사대회는 아이들과 아내의 만족도가 커서 그런지 벌써부터 내년 변호사대회는 어디에서 어떤 프로그램으로 할지 기대가 된다. 더불어 지난 몇번의 변호사대회를 통해 변호사뿐만 아니라 같은 또래의 자녀를 키우는 변호사의 가족들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의 만남을 계기로 어느새 이웃사촌과 같은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 가능하다면 내년에도 계속해서 가족을 배려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길 기대해보며 매년 변호사대회를 기획하고 준비해 주신 회장님 이하 집행부 그리고 사무국에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이 칼럼은 박재성 변호사의 아내가 충북지방변호사회보(2017. 6.)에 기고한 ‘변호사대회 스케치’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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