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도쿠라는 게임 아시나요? 제가 즐겨하는 게임인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9X9 상자 안에 1부터 9라는 숫자를 가로, 세로, 작은 구획에 중복되지 않게 채워 넣는 게임으로 모든 칸을 채워 넣었을 때의 그 성취감 때문에 자꾸 손이 가는 퍼즐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시작하면 몇개의 숫자가 단서로 주어지는데 이 중 숫자가 많이 분포되어 있는 부분이나, 많이 주어진 숫자를 단서로 토대로 하나씩 하나씩 칸을 채워 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하다보면 숫자가 많이 분포된 특정 부분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그런 경우 도저히 이 퍼즐을 완성시킬 단서가 보이지 않아 결국에는 게임을 포기하고 싶어지게 됩니다. 이런 때에는 집착을 버리고 한 발자국 물러나서 전체를 바라봐야 하는데, 그러면 신기하게도 꼭 하나씩은 단서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힘겹게 단서를 찾아서 거의 다 채워 갈 때 즈음, 함정에 빠지지 않게 주의했음에도 숫자가 중복되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방금 채운 그 숫자가 아니라, 이 숫자를 채우게끔 풀어 낸 이전 과정 중 한 부분이 잘못 된 것인데, 정확하게 어떤 것을 잘못 풀어낸 건지 알 수가 없으니 고민해 보아도 결국은 다시 모두 지워내고 새로 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실수를 했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주의를 더 기울이게 되는 계기가 되어서 그런 건지 보통 두 번째에는 실패하지 않고 퍼즐을 풀어내게 됩니다.

변호사로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도 이런 스도쿠 풀이 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작은 단서에만 연연하다 보면 전체를 보지 못하고 때때로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하며, 부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전체를 바라보는 순간 찾지 못 했던 작은 실마리가 보이게 되는 점도 그렇고, 실수는 치명적이지만 자신을 반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발전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는 점, 그리고 퍼즐처럼 정해진 정답이랄 것은 없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어 냈을 때의 희열감 같은 것이 말입니다.

조그만 깨달음이 담겨있는 퍼즐, 오늘 머리도 식힐 겸 스도쿠 한판 어떠십니까?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