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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회 해시태그]인사청문회 단상(斷想)
김현성 변호사(서울회)  |  52577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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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2호] 승인 2017.06.12  09: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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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한창이다. 언젠가 본 듯한 재방송과 같은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정권이 바뀌어 여야가 바뀌긴 했지만 공수의 역할만 상호 교환하였을 뿐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청문회 자체에 대한 개혁이 선행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동시에 주요 등장인물인 공직후보자가 공직자로서의 능력과 도덕성, 이 두 가지 덕목을 동시에 갖추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속칭 우리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 또는 잘 나가는 사람 치고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등의 꼬리표가 붙어 있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생업에 종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바쁜 일반 서민들, 소위 잘 나가지 못하는 이들은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를 하고 싶어도 그러한 상황이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공동체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해서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를 하면서까지 남을 이기고 올라가다보면 어느덧 성공에 이르게 되고 또 그런 사람이 실제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아니 어찌 보면 그것이 진짜 능력인지도 모른다). 그런 능력자들 중 일부가 결국 고위공직자에 오르게 되고 국가의 중요 정책을 다루게 되는 것이 오늘날 보편화된 것 같다.

18세기 조선의 최고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재미있는 말이 떠오른다.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첫째 아들 정학연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말이 있다.

“천하에는 두 가지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시비(是非), 즉 옳고 그름의 저울이고 또 하나는 이해(利害), 곧 이로움과 해로움의 저울이다. 이 두 가지 큰 저울로부터 네 가지 큰 등급이 생겨난다.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이 가장 으뜸이고.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로움을 입는 것이다. 그 다음은 그릇됨을 따라가서 이로움을 얻는 것이고, 가장 낮은 등급은 그릇됨을 따르다가 해로움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이해의 저울이 아니라 시비의 저울로 사물을 판단하고 행동하라는 정약용의 메시지에 따르면, 옳음을 지켜 이로움을 얻기란 쉽지 않고, 옳음을 지키다가 해로움을 입기는 싫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름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로움을 얻으려고 하다가 마침내 해로움만 불러들이고 만다.

오늘날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는 살아가면서 시비의 저울이 아니라 이해의 저울을 선택한 결과다. 전형적으로 그름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로움을 취한 결과이고, 훗날 갑자기 공직후보자의 지위에 오름으로써 해로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옳은 것이 이롭고, 그른 것이 해롭다면 문제는 어렵지 않다. 그런데 왜 세상에 옳고 그름이 곧바로 이로움과 해로움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일까? 옳고 그름의 영역과 이로움과 해로움의 영역은 서로 다른 평면에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이로움과 해로움, 즉 이해관계는 눈앞에 바로 보이기 때문에 이해의 저울이 작동되기 쉽다.

나아가 대부분의 이로움은 옳음보다 그름의 영역에 훨씬 더 많이 포진되어 있는 것 같다. 세상이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다면 이러한 세상에서 우리 자식들에게 이해의 저울 대신 시비의 저울을 품고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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