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4월이 지나고 5월이 시작되었다. 4월은 중간고사와 자체 모의고사가 있었다. 게다가 제6회 변호사시험의 결과 발표까지 있었다. 큰일이 연달아 일어나서인지 4월은 너무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큰일이 끝나고 나서 피로를 회복할 틈이 없이 다음의 일이 일어나서인지 몰라도 홀가분한 5월이 되었음에도 몸과 마음이 가볍지 않다.

2017년 달력상으로 보면 5월은 유례없는 긴 연휴를 가지고 있다. 중간에 하루를 쉴 수 있다면 일주일 이상의 자유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로스쿨의 일정은 이러한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수업이 이어진다면 4월의 피로로 느슨해진 마음을 강제로라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수업과 연휴가 반복되니 제대로 된 적응이 되지 않는다. 5월 3일부터 이어진 연휴의 시작 5월 4일 수업이 짧게 끝나고 나니 5, 6, 7일의 황금연휴가 펼쳐졌다.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고 하루, 집에 잠시 다녀온다고 하루,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결국 연휴가 끝나가고 있다. 제대로 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을 가진 것도 아니니 허탈한 마음만 가득하다.

그런데 달리 본다면 그렇게 헛되이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닌 것 같다. 잠이 부족하면 자야하는 것이고 시간이 나면 집에 찾아가야하는 것이다.

허탈한 마음이 든 것은 나에게 제대로 된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고 세워진 계획에 대한 실천을 하는 것이다. 로스쿨 입학 후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당면한 일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정도로만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만을 실천한 것 같다.

이제 2학년. 2학년을 시작한지도 벌써 두달이 지났다.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남은 시간을 보낸다면 많은 후회가 내 자신을 채울 것 같다. 이제는 그전과 달라져야할 시기이다. 남들과 달리 입학 전에 법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변호사 시험과 유사한 시험의 경험이 많다는 사실이 이제는 변호사로의 입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 것 같다.

남들보다 출발점이 앞서 있었지만 입학 후 열심히 공부한 사람들과 비교해서 나 자신이 결코 앞서있지 않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 특히나 동아대 로스쿨에 입학하는데 큰 힘이 된 친구가 불합격했다는 사실을 알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항상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로스쿨 입학 당시에 많은 다짐이 있었지만 1년 여의 시간을 보내면서 많이 희석된 것 같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좋은 계절 5월에는 머리를 비우고 미래에 대한 목표와 그 목표를 실천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 초심(初心)을 다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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