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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풍당당 여변]손자병법의 지혜로 여풍당당
최주희 변호사  |  jhchoila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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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호] 승인 2017.05.01  16: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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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첫 여성변호사가 등장한 지 60여년이 지났고, 대중매체에도 여성변호사가 종종 출연하지만 ‘여성변호사’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단순한 ‘변호사’ 또는 ‘전문직’에 대한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실제 내가 변호사로 활동하며 느낀 점은 여전히 법조인이 아닌 일반인은 여성변호사에 대해 ‘여성’에 방점을 둔 선입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의 질문을 살펴보면 더욱 구체적으로 와 닿는데, 가장 많이 들어온 두 가지는 “여성변호사면 이혼전문이냐”와 “강력범죄는 여자변호사가 맡기에 힘들지 않느냐”하는 것이다.

처음 이런 질문들을 들었을 때 나는 적잖이 불편했다. 왜냐하면 여성이 이혼사건‘만’ 잘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도 강력사건 피고인을 변호함에 있어서 ‘여자이기 때문에’ 느끼는 고충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위 질문들은 결국 “변호사 업무에 여자는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의미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감정이 풍부하고 물리적인 힘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남성보다 섬세하고 꼼꼼하며 공감능력이 뛰어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여성의 특징이 의뢰인을 대신해서 다투는 ‘변호사’로서의 업무 수행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의문을 가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남성변호사에게 여성보다 감정표현이 풍부하지 않음을 이유로 가사사건의 수행능력을 의심할까? 적어도 나는 남성변호사에게 성별을 이유로 전문성을 의심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여성의 입장에서 이러한 선입견들은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를 잘 이용하면 더 큰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나의 경우 올해 개업 3년차로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지방에는 상대적으로 여성변호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여성변호사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스스로를 알리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해 접근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여성 특유의 소통능력은 마음의 문을 열고 인간적인 신뢰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상담에 이르러 변호사로서 성실하고 명료하게 답변을 마치면 상대방은 오히려 여성의 장점에 변호사의 전문성을 더해 평가함으로써 기존의 선입견이 반전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종전에 나는 건설관련 소송을 다수 수행하며 얻어진 건설에 관한 제반지식이 있었고 여성변호사가 건설용어를 섭렵하며 건설과정에서의 분쟁을 단번에 이해하는 모습에 의뢰인들은 여성의 꼼꼼함과 더불어 더 큰 신뢰를 갖게되었다. 또 성범죄 피고인을 변호할 경우에는 계속하여 합의를 거절하는 피해자를 직접 만나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하며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피고인의 양형에 큰 도움을 얻기도 했다.

손자는 “知彼知己(지피지기) 勝乃不殆(승내불태), 知天知地(지천지지) 勝乃可全(승내가전)”이라 하였다. 적을 알고 자신을 알면 이기기에 위태롭지 않고, 여기에 하늘을 알고 땅을 알면(처한 상황을 알면) 승리가 온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변호사에 대한 선입견들이 존재하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당장에 변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이를 잘 인지하고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이 쌓여 언젠가는 여성변호사에 대한 선입견도 사라지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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