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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채무자대리인제도와 변호사
이상권 변호사  |  davidls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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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호] 승인 2017.04.17  16: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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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4일 개정된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한법률’로 ‘채무자대리인제도’를 도입했고 현재 운영 중이다. 채무자대리인제도는 좁게 보면 ‘채무자가 대리인을 선임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채권추심자가 채무자에게 직접 연락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채무자대리인제도를 넓게 보면 변호사를 선임하여 채권자의 채권추심에 대응하게 하는 제도이다.

채무자대리인제도 도입 당시에 ‘누가 채무자 대리인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문제가 됐었다.

이 논쟁은 채무자 대리의 본질과도 관련되어 있다. 당시에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나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회적 기업에도 채무자 대리자격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변호사법 위반의 문제가 제기되어 채무자 대리인의 자격은 변호사, 법무법인, 법무조합으로 한정됐다. 이것은 공정채권추심법이 채무자 대리를 ‘접촉 금지’로 규정했지만 그 본질은 변호사에 의한 ‘채권추심의 대응’이라는 것을 뜻한다.

지금도 국회에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회적 기업에 채무자대리인제도를 허용하는 법안이 계류되어 있다. 채무자대리제도의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변호사들조차도 이런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문제가 있다. 채무자대리제도는 말 그대로 채권추심을 하는 채권자의 추심에 대한 대응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것에는 소송대리, 집행에 대한 대응, 추심에 대한 대응 등을 포함한다.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변호사 외의 다른 단체가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변호사 업계는 자신의 할 일을 남에게 떼어 맡겨주는 일을 할 때는 전혀 아니다. 채권추심도 원래는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법률사무였지만 변호사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용정보회사에 채권추심의 권능을 부여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채권추심은 변호사의 업무로 변호사업계가 감당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채무자 대리라는 것을 변호사 외에 다른 단체에 맡기려는 생각은 채무자대리인제도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채무자대리인제도는 채권추심에 있어 무기대등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다. 소송이 결투 모델이라면 채권추심은 사냥 모델이다. 채권자는 재력으로 변호사, 법무사, 신용정보회사의 채권추심직원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채무자는 재력이 없어 그 자체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상처받고 쫓기는 짐승과 다름없다. 이런 채무자의 열악한 지위를 조금이라도 향상하여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이 채무자대리인제도다.

현재 채무자대리인제도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채무자대리인제도가 도입은 되었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데 있다. 채무자대리인제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이유, 채무자대리인제도에 대한 이해를 왜곡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채무자대리인제도의 적용예외이다.

우리 법은 채무자대리인제도를 도입하며 채무자대리인제도의 적용 예외를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넓게 규정했다.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한법률 제8조의2는 채무자대리인제도의 적용예외를 광범위하게 규정했다. 첫째, 대부업등의등록및금융이용자보호에관한법률에 따른 여신금융기관, 둘째, 신용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에 따른 신용정보회사, 셋째, 자산유동화에관한법률 제10조에 따른 자산관리자, 넷째,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가목에 규정된 자를 제외한 일반금전대여채권자, 다섯째,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한법률 제8조의2 제1호 내지 제4호에 규정된 자를 위하여 고용되거나 같은 자들을 위하여 고용되거나 같은 자들의 위임을 받아 채권추심을 하는 자(다만 채권추심을 하는 자가 대부업등의등록및금융이용자보호에관한법률에 따른 대부업자, 대부중개업자, 대부업의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사실상 대부업을 영위하는 자를 제외한다).

결국 모든 금융기관, 은행, 자산관리회사가 다 빠져나가고 신용정보회사가 위임을 받아 채권추심을 하는 경우도 제외된다. 채무자대리인제도가 적용되는 경우는 대부업자, 대부중개업자, 대부업의 등록을 하지 않고 사실상 대부업을 영위하는 자들뿐이다.

이렇게 채무자대리인제도의 적용 예외를 넓게 규정한 것은 채무자대리인제도를 껍데기로 만든 것이다. 실무에서 대부분의 채무자들이 대부업체 뿐 아니라 여러 금융기관 등에 채무를 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므로 변호사를 채무자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는 경우 자체가 거의 없다. 신용정보회사의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의 채권추심을 위임받은 경우 이에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런 경우까지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왜곡된 채무자대리인제도는 일반인들 뿐 아니라 변호사들까지 채무자대리인제도를 잘못 이해하게 만든다. 채무자대리인제도가 현실에서 너무나 기능하지 않고 미미한 것이기 때문에 변호사들도 채무자대리인제도를 ‘변호사에 의한 채권추심 대응 서비스’ 가 아니라 ‘직접접촉금지’제도로 이해한다. 현실에서 채무자대리인제도는 직접접촉을 금지하는 복지제도의 일부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채무자대리인제도의 적용제한은 전면적으로 조속히 삭제되어야 하고, 채무자대리인제도는 변호사제도의 일부로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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