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593명, “청년변호사들이 신음하는 현실 또 외면해”
변협, 현실 반영 위해 로스쿨 제도 관련 위원회에 변호사 위원 늘리는 입법 촉구

올해에도 법률시장 수요보다 더 많은 변호사가 탄생하게 됐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지난 14일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원회’)가 결정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발표된 즉시 “법률시장의 절박한 현실을 도외시한 결과”라면서 “무한경쟁에 내몰려 변호사 생존권이 위협받는 현실, 미취업과 낮은 급여로 청년변호사들이 신음하는 현실을 또 한번 철저히 외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관리위원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2017년도 제6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1593명이다. 지난해보다 12명 증원된 수치다. 다만 한양대 사태로 인해 7명이 추가된 1600명이 최종 합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 협회장은 협회장 취임 전부터 “먹고 살기 급급해서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가 없다”며 변호사 수급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000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간 관리위원회는 2010년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합의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기준인 ‘입학정원 대비 75% 이상’을 적용해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첫 시험 합격자는 1451명이었던 데 비해 이번 합격자 수는 1593명으로 6년만에 142명이 증가했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변호사 수급이 지나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변호사 수요에 비해 공급이 급격히 늘어나 변호사가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기보다는 저가수임경쟁에 시달리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취업난과 수임경쟁때문에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변호사를 뜻하는 ‘로이어 푸어(Lawyer poor)’나 사건 수임을 위해 직접 마케팅까지 나서는 변호사를 의미하는 ‘로케터(lawketer)’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는 실무수습 변호사를 모집하며 교육비식비 등 명목으로 ‘월 35만원’만 지급하겠다고 공고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판검사 등을 제외하고 변협에 변호사로 등록하는 사람은 매년 2000여명에 달한다. 현재 개업 중인 변호사 수는 1만9116명(2017. 4. 1. 기준)이며, 이 중 변호사 73%(1만3958명)가 서울에서 개업 중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변호사는 3년 후에는 3만명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서울회 소속 변호사는 월 평균 수임사건이 2011년 2.8건에서 2015년 상반기 1.69건까지 줄어들었다. 변호사 수가 2015년보다 약 4500여명 늘어난 지금은 월 평균 수임 건수가 더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현 협회장은 ‘변호사 수급 정상화’를 역점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이를 위해 결원보충제 폐지, 로스쿨 입학정원 축소 등을 주장하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변협은 오는 21일 오후 2시 30분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변호사 수급 정상화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도입 취지에서 멀어진 로스쿨 … 법률시장 현실 반영하지 못 하고 있어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을 도입한지 8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로스쿨 제도 정착에 중요 역할을 맡고 있는 두 위원회, 변호사 수를 결정하는 관리위원회와 실태조사를 통해 전국 로스쿨 교육 등을 평가하는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원회’) 구성에 실제 법조계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주체인 변호사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관리위원회 15명 중 변호사 위원은 3인에 불과하며, 평가위원회 11인 중 변호사 위원은 1인뿐이다.

변협은 로스쿨 제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 위원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 협회장은 “변호사에 대한 가장 큰 수요자이자 관리기관인 대한변협에 발언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면서 관리위원회 위원 중 변호사를 4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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