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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채근담]우리나라 집단소송제도의 정비
이시윤 변호사  |  sylee@draj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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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4호] 승인 2017.04.10  10: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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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청구 사건이 2017년 3월 10일에 선고에 이를 때까지 방청주시를 하며 사건을 중심으로 칼럼을 썼다. 선고 후 모 주간지에서 소수의견 없이 전원 일치의 탄핵 인용은 예상 밖의 결과이고, 세기적 사건에 결론을 너무 서둘러 냈다고 했다. 이 문제는 끝맺음을 하려는 차에, 일본 법률시보(法律時報)의 2016년 회고 민사소송법 특집을 보니 ‘헌법소송에 있어서 주장책임 및 증명 책임에 대하여’ 라는 제목으로 헌법위반의 주장이 없는 경우에 직권판단의 가부를 논한 글이 있다 한다. 우리 헌법재판소가 이번 사건에서 직권판단사항이 있었던 만큼 일본논문이 입수되면 그때 논하기로 하고, 본고에서는 집단소송문제를 다룬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투자, 대량민원의 이 시대에 집단분쟁에 대응하는 집단소송이 빗발치고 있다. 이를 우리나라에서 제도화한 것은 미국의 집단 소송(class action) 모방의 증권관련집단소송과 독일형의 단체소송형인 소비자단체소송, 개인정보보호소송이다. 이들 제도는 그 구조적 결함 때문에 이용이 매우 불편하게 되어 있다. 증권관련집단소송은 소 제기 허가 절차와 본안소송 절차로 나누어 지는데, 허가 절차에서 소 제기 허가 결정이 났다 해도, 집행정지의 효력이 있는 즉시항고에 재항고가 허용된다. 피고 측의 이러한 불복절차 악용 때문에 대법원에서 재항고 기각으로 허가결정이 확정 되기까지는 3~4년이 소요된다. 도이치 뱅크 ELS 주가조작사건의 피해투자자 400여명이 2012년 소송 허가 신청을 내어 1심에서 허가 결정이 났지만, 도이치 뱅크가 즉시항고를 내고 재항고를 거듭하면서 대법원에서 소송 허가 결정이 확정되기까지만 4년여가 걸렸다고 한다. 이렇게 오래가는 허가 절차가 끝나야 비로소 본안소송 절차가 개시될 수 있어 제도이용이 백년하청 격이 된다.

미국의 연방민소규칙(FRCP)의 집단소송(class action)에서는 허가결정(grent)에 항고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집행정지의 효력은 없어 항고심에서 별도의 정지결정은 받아야 한다. 그리하여 소 제기 허가 절차에서 시간 끄는 일은 별 문제 없다. 우리 제도의 정비개선이 필요하다. 이러니 현 우리 제도의 이용이 저조할 수밖에 없어 법 시행 후 12년간에 이용건수가 5건에 불과하다.

소비자단체소송은 소비자 권익침해의 경우에 금지 중지를 구하는 공익소송이지만, 손해배상의 병합제기가 허용되지 아니므로 이 또한 제도이용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제도권의 집단소송절차가 그 범위가 한정적이고 그나마 이용의 불편 때문에, 재래의 공동소송의 집합이라 할 한국형 집단소송이 크게 성행되고 있다. 소송공모를 위한 인터넷 카페 운용 등으로 피해 원고들을 규합하는 형태이다. 남소의 통제장치가 없다. 법원도 심리에 큰 애로를 겪어야 하고, 피고 측의 방어도 힘들어지고, 다른 피해자에게 판결효가 확장되지 아니하여(opt in), 같은 소송이 연발될 소지를 남긴다. 집단소송일반화법안이 벌써 몇 차례에 국회에 나갔지만, 민생보다는 정쟁에 바쁜지 계속 불발이다. 최근 독일에서 폭스바겐(Volkswagen) 배기가스조작사건 때문에 주가폭락의 손해를 본 주주들이 자기네의 집단소송제도인 모델케이스절차(Musterverfahren)보다는 미국식의 집단소송(class action) 제도를 따른 네덜란드의 법원에 제소한다 하니, 우리가 정비입법을 할 때 참고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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