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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사는 법]어떻게 민사법규의 규범력을 확보할 것인가?
이헌욱 변호사  |  hulee@lfj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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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호] 승인 2017.04.03  10: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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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법규가 규범력을 가지려면 그 규범을 준수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규범 준수에 대한 포상을 하거나 규범 위반에 대한 효과적인 징벌이 가능해야 한다. 민사법규의 경우에도 민사법규가 규범력을 가지려면 그 규범을 준수할 정도의 동기가 민사사법절차를 통해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

소송실무를 다루는 입장에서 보면 민사법규의 규범력이 약한 것을 경험할 때가 많다. 소송 절차의 문제, 증거확보의 문제, 손해액 산정의 문제, 집행의 문제 등으로 소액 다수의 피해에 대한 구제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나쁜 짓을 해도 걸리지만 않으면 경제적 이익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규범의 보호법익과의 관련성 아래에서 규범의 보호체계를 어떻게 구성하는가는 규범력 확보와 직결되는 문제다. 규범이 강하게 지켜지기를 바란다면 규범의 보호체계를 단순하고 강력하게 구성해야 한다. 규범의 보호체계가 단순하고 강력한데도 그 규범의 적용과 관련하여 현실세계의 분쟁이 많다면 그 규범이 법 이념에 봉사하지 못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혐의를 둬야 한다.

근대법의 보호법익인 생명, 신체, 재산은 강력한 보호법익으로 인정되고, 따라서 강한 규범력을 부여하기 위하여 간이하고 강력한 보호체계를 가지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소유권에 대한 보호는 단순하고 강력한 보호체계를 가지고 있다. 소유권방해배제청구는 침해자의 고의, 과실을 요하지 않는다. 생명, 신체, 재산에 대한 고의 침해는 형사처벌이 당연히 인정될 뿐 아니라 생명, 신체의 경우에는 과실 침해도 형사처벌의 대상이다. 생명, 신체, 재산침해로 인한 민사 책임은 손쉽게 인정된다.

현대법의 보호법익인 소비자권이나 환경권은 복잡하고 약한 보호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제도 설계는 이들 법익이 쉽게 무시되도록 한다. 소비자집단소송은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소비자단체소송은 복잡한 요건을 요구한다. 소비자권이나 환경권을 보호하는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실제로는 거의 작동되지 않도록 설계한다. 제조물책임법, 증권관련집단소송법도 마찬가지로 거의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현대법의 보호법익이 강력하게 보호되기를 원한다면 보호체계를 간이하고 단순하게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민사법의 규범력이 인정되고 법치주의를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만약, 현대법의 보호법익에 대한 보호체계를 간이하고 단순하게 설계하기 어렵다면 그 규범 위반으로 인한 책임을 매우 무겁게 설계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및 집단소송 제도의 도입과 원활한 실무운영은 민사법규의 규범력 확보에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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