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의 헌정사에 유례없는 일이 있었다. 모든 국민이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숨죽이며 지켜보던 100여일의 과정이 마무리되었다.

대한민국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하여 둔 특별법원인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은 법 앞에 평등한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효력이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모든 국민이 이를 존중하며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누군가는 이러한 일이 없었던 순간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나 또한 후회하며 지나간 것들에 대하여 미련이 남아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들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한다. 이런 과정들을 겪어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에는 해야만 하는 일이다.

국민이 기대하고 염원하며 뽑았던 국가수반을 다시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려야 했듯이, 때로는 주변의 누군가가 우리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서야만 하는 일이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상황들은 나의 의도나 의지대로 진행되지 못하기도 한다. 어느 때에는 생각지도 못한 긍정적인 상황과 관계들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빈번하다. 그런 상황과 인간관계들로 인해 그 개인들은 상처받고 허무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상처 뒤에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잘 익은 벼가 수확이 되기 전까지 좋은 양분뿐만 아니라 비바람을 잘 견뎌내야 하듯이, 우리 또한 좋고 나쁜 상황과 사람들을 잘 견뎌내고 인내해야한다. 아직 쓰디 쓴 고난이 끝이 나진 않았지만 이제는 뒤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고난의 끝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진정한 해답일 것이다.

좌충우돌하면서 지나온 세월을 마무리하고 그 동안의 힘들었던 시간을 정리하면서 지금까지의 분열과 상처를 끌어안고 다시 시작한다면 우리에게는 더 나은 미래와 발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페퍼톤스’의 ‘행운을 빌어요’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신나는 멜로디를 타고 담백한 보컬이 전달해주는 가사는 새로운 출발을 앞둔 사람에게 응원의 힘을 전해 주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우리의 삶은 큰 과정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때때로 작은 마침표를 찍고 시작을 한다. 그러한 시작과 함께 하기에 좋은 노래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노래일수도.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큰 끝맺음이 만물이 소생하는 3월에 나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가는 길에 있을 흥미진진하고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모두에게 진정한 행운이 깃들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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