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6일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녀 조연상 트로피는 모두 흑인 배우에게 돌아갔고 특히 오스카 역사상 최초로 연기상 전 부문에 흑인 배우가 노미네이트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매년 백인 일색이라는 비난을 받은 아카데미의 이러한 변화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인종차별주의에 대항한 움직임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이러한 변화를 그대로 대한민국으로 가져온 공연이 있으니, 바로 흑인 여주인공으로 구성된 뮤지컬 ‘드림걸즈’다. ‘드림걸즈’는 비욘세, 제니퍼 허드슨, 제이미 폭스 등이 출연했던 동명 영화로 국내 관객들과 친숙한 뮤지컬이다.

1960년대 백인들의 팝 음악이 음반계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R&B, 재즈, 힙합 등 흑인 특유의 음악을 가지고 화려하지만 냉혹한 쇼 비즈니스 세계와 엔터테이너로 성장해 나가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주역부터 앙상블까지,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세계 공연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는 아프리칸 아메리칸(African-American) 배우로만 구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칸 아메리칸 배우들은 국내 공연에선 좀처럼 만나 보기 힘들지만, 이미 특유의 색깔 있는 무대로 브로드웨이와 세계 공연 시장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70회 토니 어워즈에서도 흑인 배우들의 전성시대를 실감케 했다. 주요 연기 4개 부문(남녀 주연상, 남녀 조연상)을 모두 흑인 배우가 수상하는 역사적인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이러한 아프리칸 아메리칸(Afri can-American) 배우들이 보여주는 드림걸즈는 낯선 땅에 강인하게 뿌리내리며 삶을 개척하고 역사의 주인공이 된 모든 이민자들의 꿈에 대한 스토리이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강한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이제 브로드웨이의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는 아프리칸 아메리칸 배우들의 천부적인 재능과 실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다양성의 존중’이 새롭게 자리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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