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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통신]유전자원과 전통지식 등의 보호 논의동향
정대순 주제네바대표부 1등서기관  |  jwchung10@mof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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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호] 승인 2017.03.13  11: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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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배가 몹시 아플 때에 어릴 적 할머니의 ‘약손’을 생각한다. 할머니께서 따뜻한 매실차와 함께 배를 만져주시면 어느 사이에 복통은 사라지곤 하였다. 할머니의 약손과 매실차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되는 듯하다. 배 주위 마사지가 위와 장의 운동을 활발히 하여 소화를 돕고, 매실은 소화촉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듯 오랜 기간 전승되어 온 유전자원과 전통지식은 선조들께서 물려주신 지혜의 결정체로서 우리들에게 큰 자산이 되고 있다. 특히, 일부 유전자원과 전통지식은 화장품 또는 제약분야 등에서 활발하게 활용된다고 한다.

많은 국가는 저마다 유전자원과 전통지식을 전승발전시켜 왔다. 그 중에는 경제적 효용가치가 큰 전통지식도 있다. 문제는 유전자원과 전통지식을 보유한 국가들과 이를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국가들이 다르다는 점이다. 인도전역에서 자라는 님(neem) 나무는 항균과 살충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어, 오래 전부터 해충약과 비누, 화장품 원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미국의 한 제약사가 이 나무를 활용한 항균기술을 개발하여 유럽 특허청에 특허권으로 등록시켰고, 이에 인도 정부는 해당 특허가 무효라는 소를 제기하여 10여년 만에 승소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일본의 한 화장품 업체는 인도네시아 자생식물인 ‘자무’를 활용한 특허를 출원하였으나, 인도네시아 비정부기구(NGO)등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특허출원을 취하한 바 있다. 유전자원과 전통지식을 둘러싼 국가 간 분쟁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전자원 보유국과 활용국 간 이익공유 등 해법을 찾기 위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2001년 4월부터 “지식재산과 유전자원·전통지식·전통문화표현물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이하 ‘정부간 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정부간 위원회는 유전자원 등의 개념, 보호범위, 수혜자범위, 출처공개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으나 회원국 간 입장차이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원을 보유한 개도국은 보호대상이 되는 전통지식의 성립요건을 완화하여 보호범위를 최대한 확대하고, 이익공유의 대상이 되는 수혜자 범위에 토착주민 및 지역공동체는 물론 국가도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또한, 약탈적인 특허허여를 방지하고 이익공유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출원인이 관련 특허를 출원할 때 그 출처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유전자원을 주로 활용하는 선진국은 전통지식의 성립요건을 구체화하여 보호범위를 명확히 하고, 수혜자는 오직 토착주민 및 지역공동체에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잘못된 특허허여를 방지하기 위해 출처공개 대신 유전자원 및 전통지식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이익공유는 사적계약을 통해 해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간 위원회는 올해에 전통지식 표현물에 대하여 2차례 회의를 한 후, 10월에 개최되는 일반총회에 그간의 논의결과를 보고한다. 원래대로라면 올해로 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위원회 활동을 연장하자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유전자원 이용국으로서 우리나라가 앞으로의 논의방향을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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