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한변호사협회 제49대 협회장이 취임했다. 김현 협회장은 취임사에서 변호사들의 떨어진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는 ‘강력한 변협, 새로운 변협’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변호사업계의 위기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변호사 수는 2만2000여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매년 1900명 가량의 신규 변호사가 계속 배출되고 있어 이제는 ‘변호사 3만명 시대’를 대비해야 할 지경이 됐다. 외부로는 법률시장 완전개방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다가, 내부에서는 유사직역들의 영역 침탈시도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하다.

그야말로 ‘누란지위’와 같은 시기에 변호사들의 수장이 된 김현 제49대 협회장은 상처받은 변호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면서도, 강력한 추진력으로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씩 타개하는 강한 변협을 만들어야 할 중책을 지게 됐다.

김현 협회장은 공약을 시행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변호사사회 내부의 결속부터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대 간, 로스쿨 및 연수원 출신 간 갈등 등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곳곳의 첨예한 갈등은 오랫동안 재야법조계의 발전과 생산적 논의를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시기에 변협이 갖춰야 할 ‘강한 리더십’이란 눈과 귀를 모두 닫고 무소의 뿔처럼 앞만 보며 혼자서 가는 그러한 리더십을 뜻하는 게 아니다. 언제나 회원들과의 소통의 길을 열어두고, 서로 다른 의견들을 합리적으로 조정해가면서 내부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부드럽고도 강한 리더십을 말한다. 내부의 분열과 반목부터 해결하지 못하면 신임 집행부가 제시한 수많은 공약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실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각자가 처한 이해관계는 달라도 변호사라는 직업의 긍지를 되찾고, 사회정의와 인권옹호를 위해 헌신하는 변호사 본연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가 매한가지일 것이다. 김현 협회장과 신임 집행부가 법조계 전체의 이익을 바라보고 끊임없이 소통하며 나아가는 진정 강한 변협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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