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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단상]민의의 영속성
유재원 변호사·국회서기관  |  ryulaw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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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호] 승인 2017.02.27  10: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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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종종 망가질 수 있지만 인생은 나름의 가치를 보존한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人生)을 실수와 실패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장구한 궤적을 지나치게 가볍게 본 것이다.

달리 보면, 국회는 종종 오명(汚名)을 뒤집어쓸망정 민의는 항구하게 순결(純潔)을 간직한다. 국회는 종종 혼란과 방종을 야기했고, 국민들은 국회의 기행(奇行)에 배신감을 표출했다. 민의는 조야(粗野)하지만, 국민들의 속내에 숨은 ‘자유, 평등, 정의’라는 뜻이야 말로 시금석이고 나침반이다. 민의는 긴 호흡을 쉰다. 민의는 함성같이 짧은 분노로 끝나지 않는다. 국민의 목소리는 국회를 향해 일관된 주문을 내놓는다.

국민과 민의가 장구한 시대를 거쳐 영속한다는 점은 ‘민주주의’가 역사에서 다시금 부활한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오래 전, 아테네의 공화정 민주주의는 ‘자유’가 방종으로 바뀌고 ‘평등’이 특정세력의 배분에 머무르고 ‘정의’가 부정(不正)으로 변질되면서 쇠락했다. 그 후 몇몇 사람의 완력과 금권과 인기로도 세상이 움직였고 왕정과 귀족정은 권력을 쥐고 천년 이상을 유지하기도 했다. 포퍼(Popper)가 지적한 대로, 플라톤이나 헤겔, 마르크스 같은 엘리트조차 독재적인 이상 국가를 지향하는 계보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주의는 늘 저지되고 공격받았다.

하지만 민의를 발현하는 민주주의는, 1215년 영국 러미니드 평원에서 존 왕이 ‘마그나카르타(법 안에서의 자유, Freedom under Law)’를 승인하면서 당당히 부활(復活)했다. 로크나 루소 그리고 밀, 쇼펜하우어는 누구나가 누릴 수 있는 ‘자유(自由)’와 모든 이가 감내하는 ‘평등(平等)’의 가치를 역설해 갔고 점차 만민의 정치관은 바뀌기 시작했다. 그 후 영국과 프랑스, 미국에는 혁명이라는 정치적 타협이 형성되면서 공화정과 의회민주주의가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처럼 민의는 마침내 승리했다.

가장 일찍 의회민주주의를 탄생시킨 영국을 보자. 구국의 영웅 넬슨 제독은 트라팔가 해전에서 죽기 직전, “영국을 지켜내야 한다. 모든 영국인들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길 기대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영국 민주주의의 신봉자였고 대륙이 부활하려는 제왕적 패권주의에 맞서 의회민주주의가 계속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넬슨은 영국을 지켜낸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 각국이 민주주의를 선택하는 결과를 낳았다.

누구는 민주주의를 뗏목과 같다고 했다. 모진 풍랑에도 쉽사리 전복될 수 없는 ‘강인한 존재’라고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유념할 점은 각각의 목재가 뗏목으로 묶이는 ‘힘’일 것이다. 역사를 보면, 민주주의는 모진 공격에도 영화를 누렸으며 새로 부활했다. 민의는, 민주주의를 겪으면서 인간에 대한 경의, 다른 의견에 대한 존중, 끊임없는 설득으로 공고한 결속력을 가졌다. 종종 국론이 나뉠 수 있는 위험한 순간에도, 민주주의의 뗏목을 하나로 묶는 민의의 힘이 있었다. 그 힘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영원하게 해 준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민의는 국회로 모이고 있다. 앞으로 국회가 민주주의의 영원한 발전을 위해 그 힘을 굳건하게 지켜낼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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