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산성 (32×50㎝, 화선지에 수묵담채)

남장대에 서면 여느 산의 정상에 올라선 후 느꼈던 감회와는 다른 느낌이 든다. 힘없는 나라가 안아야 했던 아픔이려니 생각하고 서 있기에는 골골이 구릉성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풍경이 너무도 서글퍼 주먹을 꼭 쥐며 그 어떤 다짐 또한 하게 한다.

병자호란 이외에도 굴욕과 아픔이 드나들던 크고 작은 암문들이 여기저기 16개소나 나 있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동문은 마차가 드나들던 비교적 큰문으로 시신이 나간 문이라 시구문이라 불렀는데, 신유박해와 기해박해 당시 300여명의 천주교신자의 시신 또한 이문을 통해 나갔으리라.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