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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비즈니스 읽기]와, 그때 살았어야 했는데
최재천 변호사  |  jc.choi@heritage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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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호] 승인 2017.02.20  09: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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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의 노인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와, 그때 살았어야 했는데.” 2017년을 2050년에 비하자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무언가를 창안하기에 이만큼 좋은 날은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더 많은 기회, 더 넓게 열린 문, 더 좋은 조건이 있었던 적은 없을 것이다.

케빈 켈리(Kevin Kelly)는 ‘와이어드’의 공동 창간자 가운데 한 명으로, 편집장을 맡았었다. 그가 ‘인에비터블-미래의 정체(이한음 옮김, 청림출판)’에서 앞으로 30년을 빚어낼 불가피한(Inevitable) 기술의 힘 12가지를 동사로 정리했다. ‘인지화하다’, ‘추적하다’ 같은 것들이다. 저자는 이 메타트렌드를 ‘불가피한’ 것이라고 부른다.

“다만 이는 궤적이지 운명이 아니다. 우리의 종착지가 어디일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이 힘들은 그저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불가피하게 이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먼저 ‘접근하다(Accessing)’를 성찰하자. 세계 최대의 택시 회사인 우버에는 택시가 단 한대도 없다. 세계 최대 콘텐츠 회사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전혀 만들지 않는다. 세계 최대의 숙박업체인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법률가라면 직감했을 것이다. 더 이상 소유가 아니라, 이용이다. 접근이다. 소유의 중요성은 감소하고, 대신 ‘접근하기’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조스는 2007년에 킨들 전자책 단말기를 처음 소개할 때, 그것이 ‘제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읽을거리에 ‘접근할 권리를 파는 서비스’라고 했다. 상품은 소유를 부추기지만 서비스는 소유를 단념시킨다. 배타적이고 절대적인 소유권은 로마법 이래 재산법, 민법의 근간이었다. 근대 법체계의 중심이었다. 나아가 헌법상 기본권의 핵심, 시민권의 본질이었다.

그런데 소유권의 가치나 중요성이 감소하는 메타트렌드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몰고 올 법체계와 법률시장의 변화는 과연 어떠할까?

다음으로 ‘뒤섞다(Remixing)’를 보자.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은 새로운 자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자원을 재배치하여 더 가치 있게 만드는 데서 나온다. 뒤섞기-기존 것의 재배치와 재활용-다. 그런데 뒤섞기는 전통적인 재산권과 소유권 개념에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어떤 음악의 선율이 부동산처럼 당신이 소유한 재산이라면, 타인의 허락이나 보상 없이 그것을 이용할 권리는 몹시 제한된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인 디지털 비트는 무형적이고 비경쟁적이다. 부동산보다 관념에 더 가깝다.

우리 법체계의 대부분은 여전히 농경 원리에 토대를 두고 있다. 재산권이 실재한다고 보는 체계다. 법체계는 디지털 시대를 따라오지 못한다. 소유가 덜 중요한 세상에서 소유권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정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경제는 물질을 떠나 무형의 비트로 넘어가는 중이다. 소유에서 접근으로 옮겨가고 있다. 복제물의 가치에서 망의 가치 쪽으로 추가 기울어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법학이나 법조실무는 여전히 농경시대에 머물고 있다. 현미경으로는 세포를 관찰하고, 맨눈으로는 눈앞을 살피고, 망원경으로는 시야의 너머를 살피는 법이다.

누군가는 과학기술의 변화가 가져올 충격과 비즈니스에 조용히 귀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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