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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근 해군참모총장 뇌물 사건’이 특검에게 준 과제
권오혁 동아일보 기자  |  ohhyuk10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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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호] 승인 2017.02.13  10: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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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도 1심 판결이 나올 즈음이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항소심 판결이나 대법원 판결은 아예 기사조차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면 대중의 관심은 낮지만 법조인들에게 주목받는 판결도 있다.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의 뇌물 사건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가 그런 판결 중 하나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9월 STX그룹 계열사로 하여금 장남이 주주로 있는 요트회사에 7억7000만원을 후원금으로 내게 한 혐의로 지난 2일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그의 아들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뇌물 규모에 비해 형량이 적다는 생각에 양형 이유를 살펴보니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이 눈에 들어왔다. 제3자 뇌물죄가 인정된 이들에게 적용가능한 법정형의 범위는 징역 5년 이상 징역 7년 6월 이하 및 벌금 1억9250만원 이상 4억8125만원 이하였다. 하지만 환송 전 항소심에서 이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았던 까닭에 그 이상을 선고할 수는 없었다. 벌금이나 추징금도 부과되지 않았다.

검찰은 애초 제3자 뇌물죄가 아닌 단순수뢰죄를 정 전 총장에게 적용했다. 1심은 혐의를 인정해 징역 10년, 벌금 4억원, 추징금 4억45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뇌물 액수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며 특가법이 아닌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해 징역 4년으로 감형했다. 이후 대법원은 “단순수뢰죄 적용은 법리 오해가 있다”는 피고인의 상고를 받아들여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검찰이 뒤늦게 파기환송심에서 제3자 뇌물죄로 공소장을 변경해 유죄는 인정됐지만 형량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제3자 뇌물죄가 아닌 수뢰죄로 기소한 이유에 대해 후원금 상당의 부정한 이익을 피고인들로부터 환수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제3자 뇌물죄도 범죄 수익 추징이 가능하지만 수뢰죄에 비해선 어려운 실정을 감안한 것이다. 검찰의 기소 취지는 사회 정의 구현에 부합했으나 결과적으로 ‘악수(惡手)’가 되고 말았다.

이 판결이 주목받은 이유는 정 전 총장의 사례가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죄 혐의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단순수뢰죄의 경우 대통령과 최씨가 ‘경제적 공동체’라는 점을 입증돼야 하고 제3자 뇌물죄의 경우 ‘부정한 청탁’이 입증돼야 하는데 그 과정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정 전 총장의 사례가 말해주듯 설익은 기소는 자칫 국정농단 당사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소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기소를 하느냐다. 특검의 선택에 따라 국정농단 주범들에 대한 심판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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